軍당국 “전복사고 우려”… 전량 회수나서
상표를 위조한 중국산 저질 ‘짝퉁’ 차량 부품이 군에 납품된 것으로 드러나 일선 장병들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 조사본부는 최근 중국산 가짜 차량용 볼베어링을 군에 납품한 I사와 D사 등을 공문서 위조 및 사기 혐의로 적발했다.
I사 등은 지난해 7월 방위사업청과 2.5t 및 5t 군용트럭의 바퀴에 장착되는 볼베어링 40여 종 4만여 개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1월까지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해 육군 종합정비창과 공군 군수사령부에 납품했다.
업체들이 납품한 부품은 약 8억 원대로, 군이 보유한 군용트럭 수백 대의 1년 치 정비 물량이다.
하지만 군에 납품된 중국제 차량용 볼베어링은 유사 상표를 도용해 국제적 품질 인증을 받지 않은 ‘짝퉁 부품’인 것으로 군 수사 결과 밝혀졌다.
군 당국이 적발한 가짜 차량 부품에 대해 외부 기관에 시험평가를 의뢰한 결과 21개 항목 가운데 18개 항목이 정품의 인증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바퀴 축과 연결되는 차량용 볼베어링이 저질일 경우 달리는 차량의 무게를 못 견디고 파손돼 전복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까지 정비에 사용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장병들의 안전을 고려해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예하 부대에 납품된 가짜 볼베어링 전량을 회수하도록 지시하고 철저한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또 차량용 볼베어링은 수입 관련 서류 제출과 육안검사만 거치면 군 당국의 납품 허가를 받는 점을 노려 적발된 업체들이 수입신고필증까지 정밀 위조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중국산 가짜 차량부품의 군납 실태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며 “다른 군용 장비에 사용된 부품에 대해서도 유사 사례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