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짝퉁 車부품’ 대량 군납

  • 입력 2008년 2월 29일 02시 56분


납품회사들 저질 볼베어링 4만여개 수입

軍당국 “전복사고 우려”… 전량 회수나서

상표를 위조한 중국산 저질 ‘짝퉁’ 차량 부품이 군에 납품된 것으로 드러나 일선 장병들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 조사본부는 최근 중국산 가짜 차량용 볼베어링을 군에 납품한 I사와 D사 등을 공문서 위조 및 사기 혐의로 적발했다.

I사 등은 지난해 7월 방위사업청과 2.5t 및 5t 군용트럭의 바퀴에 장착되는 볼베어링 40여 종 4만여 개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1월까지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해 육군 종합정비창과 공군 군수사령부에 납품했다.

업체들이 납품한 부품은 약 8억 원대로, 군이 보유한 군용트럭 수백 대의 1년 치 정비 물량이다.

하지만 군에 납품된 중국제 차량용 볼베어링은 유사 상표를 도용해 국제적 품질 인증을 받지 않은 ‘짝퉁 부품’인 것으로 군 수사 결과 밝혀졌다.

군 당국이 적발한 가짜 차량 부품에 대해 외부 기관에 시험평가를 의뢰한 결과 21개 항목 가운데 18개 항목이 정품의 인증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바퀴 축과 연결되는 차량용 볼베어링이 저질일 경우 달리는 차량의 무게를 못 견디고 파손돼 전복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까지 정비에 사용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장병들의 안전을 고려해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예하 부대에 납품된 가짜 볼베어링 전량을 회수하도록 지시하고 철저한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또 차량용 볼베어링은 수입 관련 서류 제출과 육안검사만 거치면 군 당국의 납품 허가를 받는 점을 노려 적발된 업체들이 수입신고필증까지 정밀 위조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중국산 가짜 차량부품의 군납 실태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며 “다른 군용 장비에 사용된 부품에 대해서도 유사 사례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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