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盧 前대통령-金 경남지사 ‘김해 허니문’?

  • 입력 2008년 2월 29일 06시 03분


金지사 “퇴임후 제대로 평가 받을 것” 환영사

盧 前대통령 “당은 달라도 가는 길 같아” 화답

“부러져 넘어진 오동나무가 백 년 뒤 거문고로 쓰여 그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2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맞이하는 귀향 환영행사에서 이같이 말하고 “노 전 대통령이 잘못된 관행을 고치느라 비난도 받았지만 퇴임 이후 제대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눠 준 환영사에는 없던 즉석연설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김 지사가 많이 준비해 준 것과 환영사도 고맙다. 김 지사와 김종간 김해시장은 한나라당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뜻을 함께한 것은 당이 달라도 나라를 위해 가는 길이 같고 경남과 김해를 위해 가는 길이 다르지 않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감사를 표했다.

경남지역 관가에서는 “김 지사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깍듯하고, 마음 씀씀이도 각별하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2004년 6월부터 도정을 이끈 김 지사는 당시 노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었을 뿐 아니라 ‘부산항 신항’ 명칭 등과 관련해서는 각을 세웠다. 공사석에서 적지 않게 비판도 했다.

그러나 2006년 말 ‘남해안 특별법’ ‘마산 준혁신도시’ 등 지역 현안을 풀어 가는 과정에서 김 지사가 먼저 자세를 낮췄다. 지난해 1월 노 전 대통령 사저 기공식에도 간부들을 보내 예의를 표했다.

이후 순풍에 돛을 단 듯 경남도가 마산 준혁신도시를 포기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고, 결국 마산 로봇랜드 유치와 거제∼마산 교량 건설 등이 가시화됐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경남도청에서 열린 ‘람사르총회 자원봉사자 발대식’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김 지사와 덕담을 주고받았다.

김 지사는 이달 초 실국원장 회의에서 “대통령께서 고향으로 돌아오시는 데 불편이 없도록 잘 챙겨라”라고 지시했고, 귀향행사 다음 날인 26일 오전에는 참모들과의 티타임에서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며 다시 추어올렸다는 후문이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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