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국민이 동의하는 방향으로 추진
한국도 중국도 미국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
“실용주의에 입각해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방법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김하중 주중 한국대사는 3일 베이징(北京) 한국대사관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김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글로벌 코리아와 실용주의, 개혁개방 캐치프레이즈에 맞춰 국민이 합의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무리하지 않게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대통령의전비서관과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주중대사로 일하면서 북한 측 인사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았던 점이 통일부 장관으로서 정책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 내정자는 “북한 동포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고 눈물이 나온다”며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을 수행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남북한에 모두 축복이 내려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통일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아침저녁으로 기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 발표 당시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 북한 측 대표단과 허심탄회하게 폭탄주를 마셨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내정자는 과거 정부의 햇볕정책과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교 평가와 북한 이탈 주민을 난민(難民)으로 봐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국회 청문회에서 해야 할 답변”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대사 취임 이래 530∼540차례에 걸쳐 주중 한국공관으로 들어온 탈북자들을 모두 서울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며 “주중 대사관과 정부가 탈북자들에게 소홀하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국 최고의 중국통’으로 불리는 김 내정자는 “현재 내가 매일 기도를 해주는 80여 명의 중국 고위 관리 가운데 5명이 현직 부장(장관)이고 21∼22명이 부부장(차관)”이라며 “이들 모두와 급할 때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가장 중시하듯 한국 역시 한미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