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내외는 이곳에서 부시 대통령 내외의 초청으로 '프라이빗 디너'(사적인 만찬)를 함께하고 별장에서 1박을 한 뒤 다음 날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캠프데이비드에서 1박 2일을 함께하며 회담을 갖는 것은 미 대통령이 특별한 친밀감을 표시하고 싶을 때 택하는 회담 방식으로 한미 간에는 이번이 처음이다. 수행원단이 함께하는 백악관 공식 만찬이 아닌 부부 초청의 사적인 만찬도 처음이다.
백악관 내부 사정에 정통한 미국의 한 소식통은 4일 "백악관은 한미 정상이 캠프데이비드에서 만찬을 한 뒤 다음 날 오전 회담과 기자회견을 갖기를 희망했고 한국 측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방문에 특별한 관심과 친밀감을 표현함으로써 한미 동맹이 새로운 시대를 향해 가고 있음을 대내외에 보여 주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캠프데이비드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환대함으로써 미-프랑스 관계 회복의 환영 메시지를 전했던 사례를 상기하며 "부시 대통령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도 그때와 같은 특별한 이벤트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도 "부시 대통령은 (갈등이 있었던) 노무현 정부 시절 이전의 친했던 관계로 단순히 돌아가는 게 아니라 미국에 있어 한국의 의미와 비중이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게 중요해졌으며 격이 높아졌음을 보여 주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경제 규모와 민주주의, 국제적 역할 등을 감안할 때 한국을 일본 못지않게 중요한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는 신호를 부시 대통령이 보내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을 거쳐 워싱턴에 도착해 의회 및 산업계 인사들과의 일정을 소화한 뒤 이틀째에 캠프데이비드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일정과 이벤트는 앞으로 한국 답사단의 방미 등 한미 간 협의를 통해 확정된다.
캠프데이비드는 애팔래치아 산맥의 끝자락에 있으며 워싱턴에서는 북쪽으로 97km 떨어진 0.5㎢ 규모의 별장이다. 1938년 연방정부 공무원 가족 휴양소로 마련된 뒤 1942년부터 대통령 전용별장으로 사용돼 왔다.
부시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2003년 5월 첫 미국 방문 당시에는 백악관에서 공식 만찬을 주최한 바 있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