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공천심사위원회는 6일 이명박 대통령 계열로 분류되는 이재창(파주) 고조흥(포천-연천) 고희선(화성을)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 계열로 분류되는 이규택(이천-여주) 한선교(용인 수지) 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남양주갑에 공천을 신청했던 ‘친박’ 성향의 비례대표 배일도 의원도 이날 탈락이 결정됐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이해할 수 없는 표적 공천”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당내에서는 경기지역의 현역 물갈이가 영남과 서울 강남권에서의 ‘대폭 물갈이’를 예고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 비례대표 배일도 의원도 탈락 결정
당은 이날 경기지역 17곳과 제주지역 3곳 등 20곳에 공천 내정자를 발표했다.
지난해 당 대선 후보 경선 때 이 대통령 캠프의 경기지역 조직을 총괄했던 이재창 의원은 72세의 나이가 문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에는 친박 계열의 비례대표인 황진하 의원이 낙점을 받았다.
고조흥 고희선 의원은 중립을 지키다 경선 막판 이 대통령 지지 선언을 해 친이 계열로 보기는 어려운 인사들이다. 고희선 의원은 지난해 5월 재선거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단 지 1년도 안 됐다.
지난해 박 전 대표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한선교 의원과 경기지역 한나라당 최다선(4선)인 이규택 의원도 공천을 받지 못했다. 한 의원 지역구에는 친이 계열 비례대표인 윤건영 의원이 공천받았다. 한 의원과 이 의원 등은 당에 재심을 요청할 예정이다.
경선 당시 박 전 대표 경기지역 선대위원장을 지낸 전용원(구리) 전 의원과 제주지역 선대위원장을 지낸 현경대(제주갑) 전 의원도 탈락했다.
○ “이런 공천으론 국민에게 감동 못 줘”
이와 함께 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공심위가 내정한 37명 중 전략공천자 1명을 추가하고 1명은 보류해 모두 37명에 대해 공천을 추가로 확정했다.
이날 공천 확정자 명단에는 당적을 바꿔 충남 당진에서 공천을 내정받은 정덕구 전 의원이 포함돼 있다.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 산업자원부 장관, 노무현 정부에서는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뒤 이번에 충남 당진에 비공개로 공천을 신청해 낙점 받았다.
인명진 당 윤리위원장은 정 의원이 고려대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소망교회를 다녀 공천을 받았다며 재심을 요청한 바 있다. 인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이게 웬일이냐. 당이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격분했다. 그는 또 “강재섭 대표가 2월에 ‘철새 정치인을 받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한 달도 안 돼 말을 바꿀 수 있느냐”며 “이런 공천으로는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고도 했다.
정 전 의원의 공천에 대해 당 내부에서도 비판 기류가 강하다. 한 핵심 당직자는 “정 의원이 이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고 해도 명분 있는 문제 제기까지 묵살하고 공천을 강행한 것은 심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추가 공천 내정자(20명) | |
경기 (17명) | 김상도(의정부갑·전 의정부지청 차장) 박인균(의정부을·대통령직인수위 정책연구위원) 김성수(양주-동두천·전 경기도 의원) 이진동(안산 상록을·전 조선일보 기자) 김태원(고양 덕양을·전 국회 정책연구위원) 주광덕(구리·변호사) 심장수(남양주갑·변호사) 김연수(남양주을·서울대 교수) 김성회(화성갑·뉴라이트 경기안보연합 상임대표) 박보환(화성을·전 국회 정책연구위원) 황진하(파주·국회의원) 여유현(용인 처인·한양대 교수) 박준선(용인 기흥·변호사) 윤건영(용인 수지·국회의원) 이범관(이천-여주·전 광주고검장) 정진섭(광주·국회의원) 김영우(포천-연천·전 YTN 기자) |
제주 (3명) | 김동완(제주갑·북제주을 당협위원장) 부상일(제주을·제주대 교수) 강상주(서귀포·글로벌제주연구소 이사장) |
자료: 한나라당 |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정기선 기자 ks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