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깎는 공천 몰라줘 섭섭하다더니…‘안강민 뚝심’ 일냈다

  • 입력 2008년 3월 14일 03시 00분


“안강민 공천심사위원장의 뚝심이 결국 일을 냈다.”

13일 한나라당의 영남권 공천 뚜껑이 열리자 당 안팎에서는 이런 얘기가 나왔다. 예상 밖의 물갈이에 안 위원장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진행된 통합민주당의 공천과 달리 안 위원장은 물밑에서 개혁을 진행했다는 평가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영남권 공천 결과를 발표하면서 “탈락한 의원 중에는 의정 활동이 우수한 의원도 많았다. 그러나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에 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개혁 공천에 고민이 많았음을 드러냈다. 그는 “10여 년간 어려운 야당 생활을 하며 당을 이끌어 온 당협위원장을 비롯한 공천 신청자들이 탈락한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안 위원장은 영남권 공천심사를 진행하던 중 본보와의 통화에서 “얼마나 뼈를 깎는 공천을 하고 있는데…”라며 조심스레 자신의 처지를 밝힌 바 있다. 공심위원장으로서 중심을 잡으며 엄격하게 공천을 진행하는 데 따른 어려움을 호소한 것이다.

그는 “금고형 이상을 받은 사람은 아예 공천 신청도 못하게 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 씨는 명함도 못 내밀었다”며 “박관용,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아들은 각각 부산 사하갑과 서울 관악을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한나라당의 노력이 민주당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이었다면 공천 신청도 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민주당에서 탈락하는 게 뭐가 그리 대단하냐”며 “한나라당 공심위원들은 신변 위협 등 엄청난 압력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말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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