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점심시간 낮1시 엄수” 소동

  • 입력 2008년 3월 14일 03시 01분


13일 아침 외교통상부의 각 국실에는 “점심을 먹은 뒤 반드시 오후 1시까지 전원 복귀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감사원 암행감찰단이 출동해 외교부 직원들이 오후 1시까지 점심을 먹고 복귀했는지를 점검할 것이라는 첩보가 입수됐기 때문이다. 외교부 직원들은 “감사원 직원들이 몰래 스톱워치를 들고 점심시간을 잰다고 한다”며 30, 40분 만에 서둘러 점심을 먹고 속속 자리로 복귀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공직기강에 이상이 없는지를 점검하겠다는 취지”라며 “이번 주를 ‘공직기강 점검 기간’으로 정해 각 부처에 예고 없이 들이닥쳐 점심시간 규정 준수 등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무원 점심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인데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문서의 이동과 보관 상태 점검, 인사청탁 여부 등도 점검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유명환 외교부 장관은 오후 1시가 훨씬 지나서 청사에 도착했다. 낮 12시 서울 시내에서 열린 중남미 지역 대사 및 진출기업 초청 오찬간담회에 참석했다가 인사말이 30분 이상 진행돼 식사가 늦게 끝났다는 것이다.

정부 부처의 한 공무원은 “공직기강 점검이란 취지는 좋지만 점심시간 점검은 다소 유치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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