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발표된 한나라당 영남권 공천 결과에 대해 친이명박계는 “계파를 고려하지 않은 공천 혁명”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데 비해 친박근혜계 의원들은 “공천 대학살”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강재섭 대표는 “큰 물결이 흘러갈 때는 귀한 물건도 떠내려 갈 수 있다. 공평하게 하려고 많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은 “결국 예상대로 박근혜 죽이기가 집행됐다”며 반발했다. 친박 의원들은 이날 밤늦게까지 국회 의원회관의 김 의원 방에서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날 대책회의에서는 △참주인연합을 미래한국당으로 바꿔 합류 △무소속 연대 △무소속 개인 출마 등의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공천 심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착잡한 표정으로 “어떻게 된 것이냐”고 경위를 물은 뒤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친이 쪽은 “오히려 친이 중진이 더 많이 떨어졌다”며 친박 의원들의 반발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맞섰다. 그러나 일부 친이 공천 탈락자는 “아무리 물갈이가 필요해도 65세 이상 중진을 전원 낙천시킬 수 있나. 이상득 국회부의장도 공천을 반납하는 게 도리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박희태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의 역할도 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겠다.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권철현(3선) 의원은 “부산에서 계파를 안배했다고 해도 친박 중진은 김무성 의원 한 명인데 친이 중진은 저와 정형근 의원 두 명이나 날릴 필요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