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사단 이전비용도 50대50 합의”… 논란 예고
국방부 “한국 부담 4조5800억원 추산” 반박
버웰 벨(사진) 주한 미군사령관이 용산 주한 미군기지의 이전비용이 100억 달러(약 10조 원)에 달하며 한국이 대부분(vast majority)을 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금액은 한국의 전체 미군기지 이전 분담액보다 두 배가량 많은 것이다.
벨 사령관은 또 한미 간 합의에 따라 미국이 부담하도록 돼 있는 미 2사단의 이전비용도 한미 양국이 50 대 50으로 부담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벨 사령관은 12일 미국 하원 세출위원회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2004년 한미가 합의한 용산기지 재배치 계획에서 한국은 용산기지를 평택지역으로 옮기는 것과 관련한 인프라스트럭처 비용을 대부분 부담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그런 절차에 따라 이미 100억 달러 가까이 드는 비용 가운데 20억 달러(약 2조 원)를 지출했다”며 “이는 괌 미군기지를 옮기는 규모”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100억 달러 중) 평택기지의 미군 가족과 장병의 주거시설 14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를 부담하기로 했으며 15년간 분할 상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은 지난해 3월 발표한 평택 미군기지 시설종합계획(MP)에서 용산기지뿐 아니라 한강 이북의 미2사단을 평택으로 옮기는 데 총 10조 원이 소요되며 한국의 부담액은 5조5905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벨 사령관은 의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이전비용이) 70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 사이지만 한국의 납세자들이 부담하게 될 것”이라며 “(용산) 기지 이전은 그들(한국)이 우리에게 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벨 사령관은 동두천 등 한강 이북의 미2사단 이전과 관련해 “재원 마련은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하나는 미국의 비용에서, 다른 하나는 주둔국의 비용분담금에서 나오도록 대체로 협의해 왔고 (한미가) 50 대 50으로 나누는 것으로 합의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 국방부는 이 같은 벨 사령관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고 정면 부인했다.
국방부는 “주한미군 기지 이전사업은 용산기지와 미2사단의 이전을 포함하는 것으로 용산기지 이전비용은 한국이, 미2사단의 이전비용은 미국이 부담하기로 해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의 부담 비용은 약 4조5800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매년 제공하는 방위비분담금으로 미군기지 이전 비용의 50% 정도를 충당한다는 의미로 (벨 사령관이) 그런 발언을 했을 수도 있다”며 “이 문제는 외교통상부와 미 국무부가 협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