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독립성 해치는 잘못 없을것”

  • 입력 2008년 3월 18일 02시 58분


최시중 초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최시중 초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 崔 방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

민주 “대통령 최측근… 방송장악 의도 아닌가”

한나라 “KBS등 편향보도… 공정성 확보돼야”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시중 초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에서는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 및 최 후보자 신상 문제를 둘러싼 질의 답변이 이어졌다.

통합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대통령 최측근을 방통위원장으로 내보내는 것은 (일부) 시민 언론단체의 주장대로 ‘탱크 불도저’를 보내 방송을 장악하는 것과 다름없다. 스스로 그 불도저 운전수라고 생각 안 하느냐”고 물었다. 같은 당의 손봉숙 의원도 “대통령의 ‘최측근’이란 꼬리표는 어쩔 수 없다”고 공격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KBS 등 일부 방송이 그동안 보여 온 정치적 편파성 및 방송 기득권 개혁 방안 등을 질의했다.

차명진 의원은 “지난해 대선 당시 KBS 등 일부 방송은 BBK 사건과 관련해 야당 후보였던 이명박 대통령에게 부정적인 편향 보도가 많았다”며 방송의 공정성 확보를 촉구했다.

같은 당 정종복 의원은 “디지털 TV로의 전환 등 일부 방송정책 결정이 불필요한 반대로 7년 이상 걸린 이유도 그동안 방송을 좌지우지하던 세력들의 ‘밥그릇 지키기’와 무관하지 않다”며 “최 후보자에 대한 일부 언론 시민단체의 반대도 이런 밥그릇 지키기”라고 주장했다.

최 후보자는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잘 알지만 그런 이유로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오류를 범하지는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방송 기득권 세력의 밥그릇 지키기’ 질의에 대해서는 “그런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야당 의원들은 최 후보자와 가족의 병역 및 재산 문제 등 도덕성 문제에도 공격의 초점을 맞췄다.

정 의원과 이은영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최 후보자의 병적(兵籍)에 3일간 탈영한 기록이 있다”며 경위를 추궁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군에서 휴가를 갔다가 집(경북 포항)에서 부대(강원 인제)까지 가는데 교통편이 힘들어 3일 늦게 귀대했을 뿐 탈영한 적은 없다”면서 “군법재판에 회부된 적도 없으며 정상적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소득이 없던 아들이 1999∼2000년 거액의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땅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이 있다’는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아들 명의가 도용된 것 같다. 청문회가 끝나는 대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정 의원은 최 후보자를 ‘비리(非理) 3관왕’이라고 몰아붙여 최 후보자가 “그러시면 안 된다. 투기 등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은 “최 후보자는 1972년 동아일보 기자 시절 ‘옥외집회’ 관련 기사를 썼다가 정보기관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취재원을 밝히지 않았다”면서 그가 이 대통령에게 ‘No(아니요)’라고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사임을 강조했다.

최 후보자는 “언론에서 나를 ‘이명박 대통령의 멘터(조언자)’라고 표현했는데 그 역할은 제대로 못했지만 방통위원장으로서 ‘언론자유를 지키는 멘터’가 되겠다”고 말했다.

청문회를 지켜본 일부 방통위 당국자는 “방통위원장이 국무위원이 아닌데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받는 것은 그 기능과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인데 청문회가 정책적 이슈보다 신상 관련 질의가 많아 아쉬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 영상취재: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 방통위 상임위원 선임 막바지

정부 - 여당 몫, 양휘부 - 형태근 씨 우선 거론

민주, 인사추천위 구성… 오늘 2명 최종 선정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방통특위)가 17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장관급)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함에 따라 차관급인 4명의 상임위원 선임 작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방통특위는 18일 오후로 예정된 전체회의에서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할 경우 상임위원 추천도 함께 처리할 계획이다.

4명의 상임위원 중 1명은 대통령이 지명하며 3명은 국회 교섭단체가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국회 몫 3명 가운데 1명은 대통령이 속한 교섭단체 정당(현재 한나라당)이, 2명은 다른 교섭단체(통합민주당)가 추천한다.


▶본보 2월 29일자 A5면 참조
새로 출범하는 방송통신위…상임위원 4명 누가 될까

현재 정부 및 여당 몫으로는 방송 통신 분야에서 각각 1명을 추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KBS 출신인 양휘부 전 방송위원과 형태근 전 정통부 통신위 상임위원이 우선 거론된다.

또 윤창번 KAIST 교수, 김성태 성균관대 교수, 방석호 홍익대 교수, 김동수 전 정통부 차관, 김창곤 정보사회진흥원장 등이 선임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통합민주당은 외부 인사가 대거 참여하는 인사추천위원회를 통해 상임위원을 선임하기로 했다.

추천위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와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위원 각 2명과 민간전문가 4명을 위원으로 하고 전 EBS 사장인 김학천 건국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해 구성됐다.

이들은 17일 저녁까지 후보 공모를 받았으며 18일 오전 회의에서 2명의 상임위원 후보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야당 추천위는 방송과 통신에서 각각 1명을 추천하기로 한 가운데 현역 의원은 배제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균 광주MBC 사장, 최민희 전 방송위 부위원장, 김평호 단국대 교수,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 김무곤 동국대 교수, 조순용 유원미디어 사장, 최안용 전 KT 경영자문위원 등 20여 명이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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