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식 임종석 등 ‘386그룹’-전해철 등 ‘盧측근’들 낙점
옛 열린우리당 의원 대거 생존… “도로 열린우리당” 비판
통합민주당이 17일 총선 공천자 25명을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추가로 확정함에 따라 총 130명의 후보가 정해졌다.
이날 추가로 발표한 공천자 가운데 현역 의원 탈락자는 5명으로 지금까지 총 20명의 의원이 물갈이됐다. 이는 민주당 전체 현역 의원 141명 가운데 14.2%에 불과한 것으로 아직 공천이 완료되지 않았지만 한나라당의 현역 교체비율(39%)에는 훨씬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옛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대거 살아남아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비판도 많다.
▽‘도로 열린우리당’ 논란=민주당이 이날 공천자를 확정한 25개 지역구 중 현역 의원이 공천 신청한 곳은 18곳이며 이 가운데 13개 지역구의 현역들이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서울에서는 8개 지역구에서 오영식(강북갑) 김낙순(양천을) 정봉주(노원갑) 김희선(동대문갑) 임종석(성동을) 의원 등 6명이 관문을 통과했다. 탈락 의원은 이상경(강동을) 이은영(용산구·비례대표)뿐이다.
경기에서는 4개 지역구 가운데 현역 의원이 신청한 곳은 2곳이었다. 이 중 장경수(안산 상록갑) 의원은 탈락했고, 백원우(시흥갑) 의원은 공천됐다.
특히 장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지지자들에게 여론조사 시기를 알려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불공정 행위를 한 것이 문제가 됐다.
전북에서는 장영달(전주 완산갑) 강봉균(군산) 김춘진(고창-부안) 의원이 모두 공천을 받았다.
또 광주는 동구의 양형일 의원이 탈락했지만 지병문(남) 강기정(북갑) 김동철(광산갑) 의원이 공천 관문을 통과했으며 전남 순천에서는 친노(친노무현) 계열인 서갑원 의원이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 장관을 눌렀다.
이날 현역 의원 13명이 추가로 공천을 받음에 따라 민주당 현역 의원 가운데 ‘4·9총선’에 나서게 될 인사는 총 74명으로 늘었다. 나머지는 일부 탈락된 인사도 있지만 아직까지 공천이 확정되지 않았거나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들이다.
옛 민주당계에서는 이미 전남의 이상열(목포), 신중식(고흥-보성), 채일병(해남-진도), 김홍업(무안-신안) 의원이 탈락한 데다 이날 공천에서도 4선 의원 출신인 정균환 전 최고의원이 고배를 마셔 계파의 존립 기반이 와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이에 따라 당 일각에서는 “‘물갈이 공천’을 표방했지만 사실상 그 인물이 그 인물”이라며 “여론조사 경선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옛 열린우리당의 의원들이 대부분 공천을 통과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공천자는 누구=서울 강북갑과 성동을에서 공천이 확정된 오영식 임종석 의원은 각각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2기와 3기 의장을 지낸 ‘386그룹’ 대표 주자다. 임 의원은 고재득 전 성동구청장에게 1%포인트 안팎의 격차로 간신히 경선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대협 1기 의장을 지낸 같은 당 이인영(구로갑) 의원은 이미 공천이 확정됐다.
장경수 의원의 경선 탈락으로 행운을 거머쥔 전해철(경기 안산 상록갑)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3년 8개월 동안 민정수석으로 활동한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다.
김만수(경기 부천 소사) 전 청와대 대변인과 백원우(경기 시흥갑) 의원도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통한다.
한편 이날 여론조사 경선 대상 45개 지역구 가운데 25곳에서 공천자가 발표됨에 따라 18일에는 추가로 20개 지역에서 후보자가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경우 강동갑(송기정-양관수) 1곳이며, 인천은 중구-동구-옹진군(박남춘-한광원) 등 2곳, 경기는 성남 수정(김태년-전석원) 등 5곳, 충남은 천안을(박완주-한태선), 전북은 전주 완산을(김광삼-장세환) 등 5곳, 광주는 서갑(유종필-조영택) 등 3곳, 전남은 고흥-보성(박상천-장성민) 등 3곳이다.
하지만 이번 경선 방식을 놓고 일부 후보가 이의를 제기해 여론조사가 중단된 곳이 발생하는 등 전체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어 예정대로 18일에 모든 경선 지역의 후보가 확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별도로 당 최고위원회는 17일 ‘나홀로 신청’ 지역인 서울 송파갑에 정직(45·네오플렉스 대표), 경기 수원 팔달에 이대의(59·전 경기도당위원장) 후보를 공천자로 확정했다.
통합민주당 3차 공천 확정자 25명 | |
서울(8) | 임종석(성동을·의원), 오영식(강북갑·의원), 김낙순(양천을·의원), 정봉주(노원갑·의원), 김희선(동대문갑·의원), 심재권(강동을·전 의원), 성장현(용산·전 용산구청장), 송미화(은평을·전 서울시의회 의원) |
인천(2) | 신맹순(남동갑·전 인천시의회 의원), 홍영표(부평을·전 재정경제부 FTA본부장) |
경기(4) | 백원우(시흥갑·의원), 김만수(부천 소사·전 청와대 대변인),전해철(안산 상록갑·전 대통령민정수석), 김재일(용인 기흥·전 한국감사협회 회장) |
강원(1) | 박우순(원주·가온복지재단 대표이사) |
전북(4) | 장영달(전주 완산갑·의원), 강봉균(군산·의원), 김춘진(고창-부안·의원),장기철(정읍·전 KBS 기자) |
광주(5) | 지병문(남·의원), 강기정(북갑·의원), 김동철(광산갑·의원), 박주선(동·전 의원),이용섭(광산을·전 행정자치부 장관) |
전남(1) | 서갑원(순천·의원) |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