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당권 도전 선언…“대표되면 좋고 최고위원도 영광”

  • 입력 2008년 3월 19일 02시 55분


4·9총선에서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출마할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18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일대를 돌기 위해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4·9총선에서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출마할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18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일대를 돌기 위해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은 18일 “전당대회는 당의 지도부를 구성하는 6인의 최고위원을 뽑는 건데 그중에 한 분이 대표니까 대표가 되면 좋고 또 최고위원에 선출돼도 영광이다”며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전당대회에서 제가 기반이 없지만 그래도 열심히 한번 참여하는 걸 생각해보겠다. 서울 동작을에서 당선되면 지역구 주민과 서울 시민 여러분의 뜻을 수렴해 결정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의 당권 도전 선언은 이미 예상돼온 것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이르고 전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울산에서 선거를 했으면 6선이 됐겠지만 서울에서는 (당선이 되면) 초선 의원”이라며 “미국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초선이지만 단점과 편견을 모두 극복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유력해진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의 이 발언에는 서울 동작을 출마가 당권을 넘어선 차기 대권 도전 의지마저 담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그에게 ‘서울 초선’의 중요성은 그간 울산 동구에서 쌓아온 5선에 비교할 바가 아니다.

그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공직은 죽음 같은 것이며, 감투는 찾아다니는 게 제일 어리석지만 또한 자신을 찾아올 때 피하는 것도 바보 같은 행동’이라고 했다”며 “그러나 당장은 동작을에서 승리해 한나라당의 과반수 의석에 기여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정 최고위원이 동작을 출마를 결심한 것은 이번 총선을 대권프로젝트의 중대한 시발점으로 삼겠다는 뜻”이라고 예상했다.

정 최고위원은 총선에서 당선되기만 하면 당권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가능성이 높다. 한 당직자는 “정 최고위원 본인의 정치적 역량에 따라서는 당내 ‘반(反)이재오’ 및 ‘친(親)박근혜’ 세력과 소장파까지 아우를 수 있는 대표주자로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동작을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한 지 이틀째인 18일 정 최고위원은 서달산 약수터에서 주민들과 인사한 뒤 지하철 이수역에서 출근하는 직장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오후에는 아파트와 상가, 노인정들을 쉬지 않고 방문했다. 매일 오전 6시경 집에서 나와 밤 12시가 넘어야 귀가할 정도로 전에 없던 강행군을 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총선은 대선과 달리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통합민주당 정동영 후보보다 여론조사 결과가 낫게 나온다고 결과를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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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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