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 비용을 줄이고 주택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킨다. 기업 활동에 장애가 되는 토지 관련 규제를 풀어 경제를 활성화한다. 서울 등 수도권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서는 대중교통 이용이 자가용보다 더 빠르고 편리하도록 개선한다. 국토해양부가 24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건설 부동산 및 교통 정책의 요지다.
○ 택지가격 인하로 분양가 10% 내린다
정부는 먼저 공공택지 공급 가격을 20% 낮춰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전용면적 85m²(25.7평) 이하 아파트의 분양가를 현재보다 10% 낮추겠다고 밝혔다. 공공택지에서 이미 시행 중인 분양가상한제로 인한 분양가 인하 효과(15∼25%)와는 별도로 10%를 더 내리겠다는 복안이다.
택지가격 인하를 위해서는 △택지 조성원가에 과도한 경상비가 포함되지 않도록 원가 산정 기준을 개선해 5%를 낮추고 △공공택지에 지어지는 주택의 용적률을 10∼20%포인트 높이는 반면 녹지율은 낮춰 5%를 인하하며 △올해 하반기부터 택지개발사업에 공공과 민간 간 경쟁 체제를 도입해 10%를 낮추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이 제도는 내년 9월 분양 예정인 송파신도시와 내년 하반기 분양될 인천 검단신도시 등에 적용돼 송파신도시는 당초 3.3m²당 900만 원대에서 800만 원대, 검단신도시는 800만 원대에서 700만 원대 정도로 내려갈 수 있다.
정부는 또 주택 소유권의 51%를 실거주자가 갖는 ‘지분형 분양주택’도 올 하반기에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국민임대주택은 수요가 많은 수도권과 도심에 공급을 확대하되 임대료는 부담 능력에 따라 차등적으로 부과하는 체계를 도입해 올 5월부터 수도권에서 시범 실시한다.
○ 신혼부부 주택 올 하반기 도입
매년 5만 채가 특별 공급되는 신혼부부 주택은 올 하반기부터 시범 물량이 나온다. 5만 채는 국민임대주택 2만 채, 전세임대주택 5000채, 10년이 지나면 분양주택으로 전환되는 10년 공공임대주택 1만 채, 일반분양주택 1만5000채 등이다. 청약 자격은 기존 청약통장 가입자 중에서 결혼한 지 5년 이내의 신혼부부로서 첫 출산을 한 뒤에 청약할 자격이 생긴다. 결혼 3년 이내면 1순위 자격을 준다.
○ 임대 산업단지 공급 대폭 확대
기업들이 공장을 지을 땅을 비교적 싸게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명박 정부’의 취지에 맞춘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3300만 m² 규모의 장기 임대 전용 산업단지를 공급하기로 했다. 기업들은 50년간 터 조성비의 1% 정도(m²당 1500원)를 매년 임차료로 내고 터를 빌려 쓴다. 한국토지공사(토공)는 이 사업을 위해 10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토공과 지방자치단체가 산업단지를 조성한 뒤 터의 대부분을 분양해 기업의 부담이 컸으나 앞으로는 저렴하게 임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4년 걸리던 산업단지 내의 각종 인허가 절차도 6개월로 줄이도록 할 방침이다. 또 현재 10∼20% 이상인 도로율을 5∼10% 이상으로, 녹지율은 20% 이상에서 15% 이상으로 각각 완화하는 등 기반시설 기준도 완화해 기업들의 초기 비용을 줄여줄 계획이다.
이달부터 인구 50만 명 이상인 경기 수원시 성남시 등 10개 도시의 도시관리계획 결정권이 도지사에서 시장에게로 이양된다. 신속한 결정을 위해서다.
○ 수도권 출퇴근 시간 단축에 초점
교통 대책의 중점은 대중교통 활성화와 서민 교통비 부담 경감 및 노인과 장애인 등 교통 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이다.
우선 경기 하남∼서울 천호 구간에 급행버스를 도입하고 경기 안양∼서울 사당, 경기 용인∼서울 등 서울 경기에 버스중앙차로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교통 혼잡이 심한 경부고속도로 오산∼서초 나들목에는 평일에도 버스전용차로를 운영키로 했다.
또 경원선(의정부∼동두천), 중앙선(용산∼팔당)의 일부 역에서는 기차가 서지 않고 그냥 통과하는 ‘광역 급행열차’를 도입해 서울 도심까지의 통행 시간을 지금보다 20% 정도 단축하기로 했다.
서울의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등 자동차 전용도로 중 인구 밀집 구간에 진출입구를 설치해 병목구간을 없애 교통 흐름을 원활히 할 계획이다. 교통비 부담 경감을 위해서 다음 달 21일부터 20km 미만의 고속도로 구간을 운행하는 차량에 대해 출퇴근 시간대별로 통행료를 최대 50% 줄여준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김동원 기자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