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통일부를 끝으로 15개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가 마무리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10일부터 보름여 동안 진행된 부처별 업무보고에서 어느 부처에 가장 좋은 점수를 줬을까.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이 대통령은 법무부 업무보고를 가장 잘 한 것으로 평가한 반면 외교통상부에 대해서는 가장 낮은 평가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의 공식적인 첫 대면에서 업무보고를 마치지 않은 통일부를 제외한 14개 부처 가운데 법무부가 1등을, 외교부가 ‘꼴찌’를 한 셈이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법무부는 업무보고에서 △핵심 내용만 간추려 보고하고 △돌발적인 질문에 대해 순발력 있게 요점만 정확히 짚어 답변을 했다는 것.
법무부에 대한 좋은 평가에는 ‘실용정부’ 시대의 부처 역할에 대한 이 대통령의 기대와 법무부의 보고내용이 잘 부합한다는 평가가 반영됐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반면 외교부에 대해서는 ‘문제 있는 부처’로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업무보고에서 외교부는 자신들의 자랑만 늘어놓았다”며 “가장 많이 변해야 할 조직이 외교부”라고 말했다. 특히 한 간부는 업무보고 자리에서 주어진 시간을 초과해 발언을 했고, 류우익 대통령실장이 마무리하라는 사인을 수차례 보냈지만 이 간부는 이를 무시한 채 발언을 계속했다고 한다. 류 실장은 이후 청와대로 돌아와 “그 간부 잘라 버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외교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외교부가 지난 기간 한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만족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비공개 토론시간에도 “외교부는 함께 모여 일하는 사람들끼리 계보를 만든다는 얘기가 있더라”며 외교부의 조직문화를 비판하기도 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