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의회는 지난해 11월 의정비를 종전 3720만 원에서 5720만 원으로 한꺼번에 2000만 원이나 올렸다. 이는 전국 시군구(市郡區) 기초의회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구의회는 주민들의 의견을 묻기는커녕 일사천리로 의정비 인상안을 가결해 버렸다. 주민들이 그냥 있을 턱이 없었다. 이달 14일 주민 1만1776명이 의정비를 내리는 조례 개정안을 스스로 발의해 구의회를 압박했다. 또 서울 광진구 주민 500여 명은 19일 의정비에 관한 행정감사를 서울시에 청구했다.
▷이처럼 의정비를 둘러싸고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판에 이번에는 서울시교육위원회가 덩달아 불을 질렀다. 연간 5040만 원인 교육위원 의정비를 6804만 원으로 35% 인상할 태세다. 교육위원은 광역의회 의원에 준하는 예우를 받도록 한 법규정을 내세워 서울시 의원 수준에 맞추겠다는 것이다. 지방의원 보수는 의정활동비와 여비, 월정수당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이 중에서 ‘지역의 소득수준과 의정활동 실적 등을 고려해’ 정하도록 한 월정수당이 말썽의 핵심이다.
▷일본에서는 최근 후쿠시마(福島) 현 야마쓰리(矢祭)정 지방의회가 의원보수를 월급제에서 일당제로 바꿨다. 의회에 출석할 때만 일당 3만 엔(약 30만 원)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간 기준 340만 엔(약 3400만 원)에서 75%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민의를 받드는 그들의 공복(公僕)정신을 배워야 한다. 우리나라 지방의원은 의회 일은 별로 안 하면서 웬만한 샐러리맨 연봉 정도의 의정비를 챙기고 개인사업에도 도움을 받는 ‘꿩 먹고 알 먹는’ 직업에 가깝다.
육정수 논설위원 soo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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