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기업 M&A 독점성 여부 국제경쟁력 측면서 봐야”

  • 입력 2008년 3월 29일 02시 59분


이명박 대통령은 “기업 인수합병(M&A)의 독점성 여부는 기업 규모와 국제경쟁력 측면에서 봐야 한다”며 “직접 소비재가 아닌 반도체 같은 분야의 기업결합은 세계시장과의 경쟁을 고려해야 한다”고 28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염곡동 한국소비자원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말하고 “부작용은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더라도 기업 환경 변화를 미리 선도하는 게 국가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정책은 늘 앞질러 선도해야 한다. 일이 벌어지고 뒤따라가면 일류가 될 수 없다”며 “방송통신 융합이 4, 5년 뒤떨어진 것도 정부 정책이 주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내 시장점유율로는 독과점이 되는 M&A라 해도 주로 세계시장에서 활동하는 기업으로서 이로 인해 국제 경쟁력이 높아지거나, 첨단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된다면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돼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또 “그동안 대기업 규제를 없애지 못한 것은 이데올로기적, 정치적 측면이 있었다. 정책을 펴나갈 때 어떤 것은 여론을 따라야 하지만 어떤 것은 여론을 주도해야 한다”며 대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 완화를 주문했다.

공정위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현행 자산 2조 원 이상에서 5조 원 이상으로 높이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부처 협의를 거쳐 올해 상반기에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현재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돼 규제를 받는 62개 그룹 가운데 현대산업개발 동양화학 등 올해 자산규모가 2조∼5조 원으로 예상되는 21개 그룹이 빠지게 된다.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그룹은 계열사 간 상호출자와 채무보증이 금지되고 비상장사도 소유지배구조와 재무, 경영 관련 사항을 공시해야 한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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