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간 대화-접촉 전면 중단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3월 31일 02시 57분


北 “선제타격땐 불바다 아니라 잿더미” 위협

정부의 대북 정책에 반발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온 북한이 모든 당국 간 남북 대화와 접촉을 중단할 수도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북한은 또 남한을 “불바다 정도가 아니라 잿더미”로 만들 수 있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29일 장성급회담 북측 단장(김영철 중장) 명의로 남측에 보낸 전화통지문에서 김태영 합참의장이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 발언을 ‘선제공격 폭언’이라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사과와 발언 취소를 요구했다.

북한은 남측이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우리 군대는 그것을 모든 북남 대화와 접촉을 중단하려는 남측 당국의 입장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우리 군대는 당면하여 군부 인물들을 포함한 남측 당국자들의 군사분계선 통과를 전면 차단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군사논평원은 다음 날인 30일 “우리식의 앞선 선제타격이 일단 개시되면 불바다 정도가 아니라 모든 것이 잿더미로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북측 단장이 “위임에 의하여” 전통문을 보냈다고 밝혀 군 최고 통수권자이자 국방에 관한 모든 권한 및 책임을 쥐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임을 시사했다.

복수의 북한 전문가들은 “조건부 형식을 취했지만 한국 정부나 김 합참의장이 사과 또는 발언 취소를 하지 않을 것이 명백한 만큼 북한이 당국 간 대화 채널의 봉쇄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남측의 대응 여하에 따라 당국 간 관계 중단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김 합참의장은 26일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의 핵 공격 관련 질문에 “중요한 것은 적이 핵을 갖고 있을 만한 장소를 확인해 타격하는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국방부는 통일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 북측의 진의를 파악한 뒤 2, 3일 안에 답신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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