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차분한 대북 대응

  • 입력 2008년 4월 4일 03시 00분


자신감 “金위원장 대단하지만 나도 밀릴 것 없어”

자존심 서울시장 때 “대가 내라면 북한 안간다”

최근 북한이 잇달아 긴장을 조성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가 차분하면서도 원칙 있는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정부의 대응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개인적 평가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어떤 면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을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

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제2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접한 뒤 사석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김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보면 대단한 사람이다. 간단치 않은 사람”이라고 평가한 뒤 “하지만 내가 대통령이 돼 나를 상대하게 된다면 기존의 대통령과는 조금 다를 것이다.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3일 전했다.

이 대통령의 자신감은 서울시장 재임 때도 나타났다.

서울시장 재임 시절 이 대통령은 북측으로부터 방북 요청을 받았다. 평양의 도로와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데 방북해서 조언을 해 달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북측의 요청을 거절했다. 북측이 도움을 청하면서 동시에 방북 대가를 지불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당시 분위기는 너도나도 북에 가서 사진 한 번 찍고 오는 게 많았다. 하지만 얻는 것 없이 오라고 한다고 가면 되겠느냐”고 당시를 회고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일화도 있다. 2002년 북한의 경제시찰단이 서울에서 만찬을 할 때였다. 헤드테이블에 앉아 있던 북측 고위 관계자가 “이명박 시장을 보고 싶다”고 했고 경호원이 그 말을 다른 테이블에 있던 이 시장에게 전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당시 “보고 싶은 사람이 오라고 해라. 필요한 사람이 찾아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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