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 “교감에 소리 지르며 폭언”
교총 “金교감 조사결과 마찰은 사실”
金교감 “마찰 있었지만 폭언은 안해”
현역 국회의원(서울 마포을)으로 18대 총선 통합민주당 후보인 정청래(사진) 의원이 지역 내 초등학교 학부모 행사장에 들어가려다 이를 제지하는 교감에게 고성을 지르며 실랑이를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4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서교초등학교 등에 따르면 정 의원은 2일 오전 10시 반경 서울 마포구 마포평생교육관에서 열린 녹색어머니 출범식 행사장에 들어가려다 이를 막는 서교초등학교 김모(45) 교감에게 “현역의원에게 이럴 수 있느냐”며 소리를 질렀다.
이와 관련해 문화일보는 이날 ‘정 의원이 교감에게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김 교감을 조사한 결과 정 의원이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행사장에 들어가려던 것을 김 교감이 꼬장꼬장한 태도로 막았고, 이에 대해 정 의원과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교감은 이날 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의원이 돌아서면서 나에게 불평을 하긴 했지만 폭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교감은 “그때 상황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마찰이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며 “그날 정 의원은 비단 이번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 외에도 평소 학교 행사에 현역의원인 자기를 잘 초청하지 않는다는 불평이 더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감은 또 “정 의원이 오기 전에 한나라당과 친박연대에서도 왔었다. 나는 양측 모두 제지했고 양측은 아무 사고 없이 돌아갔다”며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 의원도 제지했던 것인데 정 의원하고만 이런 일이 발생해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 교감은 “녹색어머니회 행사는 정치적인 사업이 아니고,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띠를 두른 사람들이 이 행사장에 들어와 행사 취지를 흐리는 것을 납득할 수 없어 제지했다”며 “정 의원이 4일 오전 학교로 전화를 해서 나에게 ‘초면인데 당시 의사소통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것 같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교감은 이날 오후 서부교육청에 제출한 언론보도에 관한 해명서에서 “정 의원이 ‘내가 이 지역 현직 국회의원인데 이럴 수 있나. 당신(교감)과 교장을 자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문화일보가 보도했지만 (당시 나는)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교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청래 후보가 이번 일에 대해 진상을 스스로 밝히고 해당 교감, 학교 및 학부모 등에 공식 사과를 할 것과 재발 방지 약속을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본보는 정 의원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정 의원과 정 의원의 보좌관 등에게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