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선전땐 지도력 인정
손학규 ‘대세론이냐 책임론이냐’ 기로에
손학규 대표의 정치적 운명은 자신의 당선 여부와 당 의석수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기희생을 내세우며 출마한 서울 종로에서 당선되고 민주당이 100석 가까이 얻을 경우 그는 거대 여당을 견제하며 차기 대권후보로서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박진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현 추세를 뒤집지 못해 패배하고 당도 참패할 경우 책임론에 휘말려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다만 손 대표가 낙선하고 민주당 지역구 당선자는 70석(비례대표 포함 85석) 정도가 될 때 손 대표의 거취를 놓고 당내 논란이 불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 대표 측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겠지만 반대파들은 ‘선거 패배’로 규정하며 책임론을 제기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의 한 측근은 “올해 초 대표 취임 당시의 ‘비례대표 포함해 50석이면 감지덕지’라던 당 분위기를 감안하면 민심의 일부라도 되찾아오는 셈”이라며 “낙선해도 그의 정치적 자산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 복귀하면 주가 상승
박근혜, 한나라 의석수 따라 ‘몸값’ 달라져
현재 친(親)박근혜 계열로 분류되는 한나라당 총선 후보는 40명 안팎이다. 박 전 대표 측은 이들 중 30명 이상을 당선권으로 보고 있다.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출마자까지 포함하면 최대 50명의 ‘친박’ 의원이 원내로 진출할 수 있다.
한나라당이 가까스로 150석 이상을 얻는다면 친박연대의 복당이 이뤄지고 친박계열의 영향력도 높아지겠지만, 170석 이상을 얻는다면 그의 영향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친박연대의 복당 여부도 한나라당 의석수와 함수관계에 놓인 셈이다.
한나라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경우, 지원유세를 하지 않은 박 전 대표의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친박 의원들이 대거 당선돼 복당할 경우 박 전 대표는 당내 확고한 입지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 패배후 ‘부활’ 시험대
정동영, 당락여부 따라 영향력 ‘극과 극’
‘정몽준’이라는 대어를 낚을 경우 여론의 큰 관심을 받으면서 당내 구심점으로 다시 떠오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몽준 후보에게 오차범위 밖에서 뒤지고 있어 정치적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그가 총선에서 패할 경우 당권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힘겨운 ‘원외정치’를 시작해야 할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정 후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서울 남부벨트를 책임진다는 당초 계획과 달리 다른 선거구 2군데만 지원유세를 했다.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그의 영향력의 한계를 거론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정동영 후보 계파 중 다수가 공천에서 탈락하고 일부 출마자는 당선권에서 멀어지고 있어 당내에서 ‘정동영계’가 명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 입성땐 ‘新보스’ 부상
정몽준 ‘텃밭 포기후 빅매치’ 당에 기여
정 최고위원이 정동영 후보에게 승리한다면 그는 ‘최고의 적장(敵將)’을 꺾는 전공을 세우게 된다.
정 최고위원의 입지는 당권 경쟁자인 박 전 대표나 이재오 의원의 부침과도 복잡한 함수관계로 얽혀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이 총선에서 당선돼 당권을 잡거나 박 전 대표가 영향력을 키울 경우 정 최고위원의 세 확장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총선에서 정 후보에게 압승할 경우 차기 대권주자로 입지를 다지고 당내 ‘무(無)계파 의원’들 사이에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20석 넘기면 독자세력화
이회창, 선진당 교섭단체 구성에 사활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독자세력화할 수 있지만 20석 이상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다 한나라당이 안정 과반의석을 확보할 경우 캐스팅보트를 쥘 수도 없게 돼 정치적 입지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이 경우 이 총재는 독자생존이 사실상 어렵게 돼 친박연대와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키워 나가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논란 잠재울 ‘역전타’ 기대
이재오, 지역구 승부가 당권도전 관문
만일 낙선하면 당권에 도전할 명분을 잃는 데다 재기의 기회를 잡는 것조차 불투명해진다. 그 경우 이재오 계열을 포함한 범이명박 계열이 당권 경쟁에서 누구를 도울지도 관심사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