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예측보도 또 빗나가…16~30곳 개표결과와 달라

  • 입력 2008년 4월 11일 02시 59분


한나라당 대승 예상과 달리 과반 턱걸이

비례대표 표심 못 읽어… 일부 사과 방송도

KBS, MBC, SBS, YTN이 9일 방영한 18대 총선 예측조사에서 실제 개표 결과와 다른 지역구가 16∼30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사들은 한나라당의 의석수를 최소 154석에서 최대 184석으로 예측했으나 실제 의석수는 153석으로 집계돼 차이를 보였다. 방송사들은 10일 저녁 메인뉴스를 통해 “예측조사가 틀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방송사들은 15대 총선 이후 예측조사 결과를 발표해 왔으나 매번 개표 결과와 달라 사과 방송을 했다.

방송사들은 이번에 12억∼36억 원을 들여 출구조사와 전화조사 등을 벌여 총선 결과 예측보도를 실시했다. 그러나 개표가 진행될 때마다 방송사 예측과는 다른 ‘반전 드라마’가 이어졌고 출구조사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오차한계 내 초박빙 지역이 많은 데다 전화조사 방법의 문제와 낮은 투표율로 유권자 동향을 정확하게 해석할 수 없었으며, 특히 비례대표의 표심을 읽지 못한 게 잘못된 예측의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방송사들 얼마나 틀렸나=방송사의 예측조사와 최종 총선 개표 결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 당선 확실로 예측했던 후보가 낙선한 곳이 KBS-MBC는 5곳, SBS는 15곳, YTN은 6곳으로 나타났다. KBS-MBC 조사에서는 부산 연제, 대구 달서병, 경북 경주, 경북 고령-성주-칠곡, 경남 사천 등 5개 선거구, SBS는 인천 남동을, 충남 부여-청양 등 15곳, YTN은 경북 상주, 경남 진주 등 6개 선거구에서 ‘우세’ 또는 ‘유력’ 후보가 낙선했다.

당락(當落)이 바뀌지 않았더라도 1, 2위 간의 표차에 대한 예측이 빗나간 경우도 많았다. KBS-MBC 조사에서는 ‘당선 확실’로 예측을 했다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인 곳이 8곳(부산 영도, 경기 여주-이천, 충북 충주 등), ‘경합’으로 예측했다가 1, 2위 표차가 크게 벌어져 오차범위를 벗어났던 선거구도 3곳(전남 해남-완도-진도, 경북 김천, 경북 상주)으로 집계됐다. ‘당선 확실’에서 ‘경합’으로 나타난 지역이 SBS 8곳, YTN 16곳이었으며, ‘경합’으로 예측했다가 한 후보의 일방적 우세로 끝난 곳도 SBS 7곳, YTN 7곳에 이르렀다.

▽비례대표 예측도 달라=KBS-MBC는 한나라당이 50.3%의 지지를 얻어 비례대표에서 27∼30석을 얻고 친박연대가 4∼6석(8.3%)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개표 결과는 한나라당 22석(37.4%), 친박연대 8석(13.2%)으로 예측과 차이를 보였다. SBS도 한나라당 25∼27석, 친박연대가 5∼7석으로 예측해 실제와 차이를 보였다. 다만 YTN은 한나라당 22석으로, 친박연대는 7석으로 예측했다.

코리아리서치 김덕영 대표이사는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를 찍은 유권자들이 정당투표에서 민노당을 대거 찍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지역구 후보는 한나라당을 찍고, 정당은 친박연대에 투표했던 이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전화조사에서는 단순 지지하는 후보의 정당을 밝히는 경우가 많아 실제 표심과 거리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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