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의원 당선자 중 과반수가 자신의 이념 성향을 ‘중도보수’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14일 4·9총선 당선자 299명 중 220명(73.6%)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당선자 스스로가 평가한 이념 성향은 중도보수가 116명(52.3%)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도진보 70명(31.5%), 보수 20명(9%), 진보 3명(1.4%) 순이었다.
또 ‘한반도 장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나라’로 137명이 미국(59.6%)을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81명(35.2%)이 중국을 지목했다. 일본을 선택한 당선자는 4명(1.7%)이었다. 러시아를 꼽은 당선자는 한 명도 없었다.
2004년 17대 총선 직후 동아일보의 당선자 조사(지역구 243명 대상) 때는 ‘한국의 가장 중요한 협력 국가로 어느 나라를 삼아야 하는가’는 질문에 미국 52.3%, 중국 39.4%, 일본 0.9% 순으로 답했다. 당시에는 열린우리당이 152석으로 의석수가 가장 많았고 한나라당은 121석이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동의에 대해서는 ‘5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당선자가 88명(39.6%)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73명은 한나라당 당선자였다.
‘피해 계층에 대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한 뒤 18대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74명(33.3%)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중 39명은 통합민주당 당선자였고 19명은 한나라당 당선자였다. ‘18대 국회에서 연내 처리’를 주장한 당선자는 38명(17.1%)이다.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서는 응답자 중 100명(45%)은 ‘절대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으며 54명(24.3%)은 ‘환경대책 수립 뒤 검토’를 주장했다. 가급적 빨리 추진하자는 의견은 5.4%(12명)에 불과했다.
성폭력 범죄자에게 위치 추적이 가능한 전자 장치 착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의견이 172명(78.2%)으로 반대 의견 27명(12.3%)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정부의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방침에 대해서는 122명(55.5%)이 찬성해 반대 의견 53명(24.1%)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한나라당 당선자는 88명이 출총제 폐지를 주장했고 7명만 폐지 반대 의견을 냈다. 반면 민주당은 폐지 반대 의견이 33명으로 찬성 의견 13명에 비해 훨씬 많았다.
사형제도에 대해서는 100명(45.5%)이 폐지에 반대했고 87명(39.5%)은 폐지에 찬성했다. 한나라당은 응답자 118명 중 68명이 폐지에 반대한 반면 민주당은 60명 중 37명이 폐지에 찬성했다.
이번 조사는 전화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한나라당 118명, 민주당 60명, 자유선진당 9명, 친박연대 10명, 민주노동당 3명, 창조한국당 2명, 무소속 18명이 응답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