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徐대표 더이상 못믿겠다” 내부 불만 높아져
“5공때도 없던 야당탄압” 당차원선 강력반발
23일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 양정례(31·여) 당선자 모녀가 검찰에 소환됨에 따라 특별당비 의혹이 풀릴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례대표 3번 김노식(63) 당선자에 대한 조사도 이날까지 이틀 연속 진행됨에 따라 이들이 건넨 돈의 대가성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친박연대는 전날 김 당선자의 집과 차량 등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된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방안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비례대표 배정과 ‘15억 원’=당에 각각 15억여 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난 양, 김 두 당선자가 당선 안정권으로 알려졌던 비례대표 3번 순위 안에 모두 배정된 데 대해 친박연대 관계자는 “당을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시간과 사람이 부족해 나타난 결과”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당선자에게는 15억 원의 ‘힘’으로 비례대표 순위를 바꾼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쏠리고 있다. 공직선거법은 여성의 의회 진출을 장려하기 위해 비례대표 홀수 번에는 여성을 배정토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친박연대는 3번에는 남성인 김 당선자를, 4번에는 여성인 송영선 당 대변인을 배정하는 편법을 썼다.
양 당선자는 3명의 후보와 함께 비례대표에 추천된 것으로 알려져 그들을 제친 이유와 15억 원의 상관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머지 후보들은 서울 유명 사립대의 교수 혹은 유명 변호사 등으로 경력이나 인지도 면에서는 양 당선자를 훨씬 앞선다.
▽분열 조짐=김 당선자가 검찰에 출두해 “15억 원을 당에 건넸다”고 진술한 것이 알려지자 친박연대 내부에서는 “더는 서청원 대표만 믿고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서 대표는 양 당선자의 차입금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이 없다가 검찰 조사 결과가 알려지자 핵심 당직자들에게 “당 공식 통장으로 받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연대의 주요 당직자는 이날 “김 당선자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주요 당직자인 내가 당 회계자료를 못 보고 있다. 이제는 당 내부에도 공개를 하라고 요구해야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직자도 “검찰에 한 사람씩 출두할 때마다 새로운 사실이 알려져 사람들로 하여금 이상한 추측을 하게 만들고 있다”며 서 대표의 해명 방식에 불만을 표했다.
▽친박연대 반발=친박연대는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엄호성 의원 등 6명으로 법률지원단을 구성해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검찰 수사의 배후에 한나라당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장표 당선자에 대한 압수수색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국민이 지켜주셔야 한다”고 말했고, 홍사덕 최고위원은 “전두환 정부 초기 공포정치를 할 때도 검찰은 명예를 지키기 위해 압수수색 같은 야당 탄압은 다른 기관에 맡겼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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