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이한정 비례대표 당선자의 구속에도 불구하고 닷새째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문 대표는 18일 국회 회견 이후 언론과의 접촉을 끊어 버렸다. 22일 당선자 오찬행사 때는 ‘기자들이 기다린다’는 보고를 받고 차를 돌리기까지 했다. 당 대표로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23일 밤 “무한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담화문을 배포했지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문 대표는 23일 “이 당선자에 대해 제명 및 출당 조치를 포함한 징계를 하도록 윤리위원회를 즉각 소집하라”고 지시했다. 한 당직자는 “윤리위는 긴급 지시 이후에도 일정을 못 잡다가 문 대표가 진노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열렸다”며 “최종 결론을 오늘 내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일요일인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준비한 바 있다. ‘깨끗한 정치’라는 당의 정신과 안 맞는 이 당선자를 제명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당내 일부의 반대로 회견 자체가 무산됐다. 당내에서조차 “꼬마 정당을 이끌면서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릴 시점을 번번이 놓친다”며 “최고경영자를 10년 넘게 지낸 리더십을 보여 달라”는 비판이 들려온다.
또 “창조한국당이 18대 국회에서 확보한 3석 가운데 한 자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기성 정당 뺨치게 잇속을 챙긴다”는 지적도 문 대표를 괴롭히고 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