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 오찬서 노사화합 강조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일각에서는 현 정부가 일부 부자를 위한 정부라고 비판하지만 그런 비판은 5년 내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근로자의 날 수상자들과의 오찬에서 “정부는 약자, 도움이 필요한 계층을 위해 일할 것이며 그게 선진사회로 가는 길”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는 최근 청와대 장·차관 인사들의 재산 공개를 둘러싼 논란으로 자칫 국정운영 동력이 떨어지는 것을 방치하지 않고, 오히려 ‘이명박식 경제 살리기’ 프로그램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또 “잘되는 사람은 능력에 맞게, 약자에게는 길을 열어주고 보호 지원해야 한다”며 “많은 정권이 말만 그렇게 했지만 오히려 (빈부) 격차가 더 커졌다. 새 정부는 말을 줄이고 격차도 줄여가는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최근 경기 침체에 대해 “경제는 예측대로 되는 것이 아니고, 어렵다고 해도 예상외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다”며 “올해가 어렵다고 하지만 함께 극복하자는 마음만 있으면 예상외로 극복할 수 있다”고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미국 등 선진국도 실업률이 10%가 넘는다고 하고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나 제로이며, 잘나가는 일본도 1%, 아주 잘되면 1.5%로 예측된다. (최근 에너지 값 폭등으로) 나는 밝은 전등불 밑에 있으면 마음을 졸이며, 끄고 싶은 마음이다”면서 최근 경제 환경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최근 미국 일본 순방에 동행한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을 가리키며 “그동안 외국에서 한국 기업하면 ‘아휴, 강성 노조’, 이랬는데 장 위원장이 긍정적 발언을 했더니 외국 기업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노사화합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노사가 지혜를 모으고 서로 잘해보자는 마음만 가지면 생산성을 10% 높이는 것은 문제도 아니다”면서 한 참석자가 양극화 해소 정책을 당부하자 “내가 바로 (한때 환경미화원 등을 했던)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당시 취직해서 정규직 노동자가 돼 월급을 받는 게 꿈이었다”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점심으로 나온 비빔밥을 보고서는 “노사 화합하라고 비빔밥이 나온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다.
근로자의 날을 맞아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백헌기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노조 운동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분배와 투쟁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상생으로 변하고 있으며 노조 운동도 국민 지지를 받지 않으면 존립 기반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속적인 규제완화정책 추진을 강조하며 “변화와 개혁은 함께 추구할 수밖에 없으며 진행될 때 일시적으로 고통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변화에 대한 반대가 있으나 그것을 극복하고 나면 훨씬 나은 조건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