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의심받으니까… 일부러라도 더해 가지고…”

  • 입력 2008년 5월 7일 02시 54분


녹취록의 진실은

손학규 대표“정상회담 때문에 빨리 끝냈다는 의미”

민동석 정책관“시한 맞출 수밖에 없었다 말한 적 없어”

한미 쇠고기협상의 수석대표는 야당 대표에게 ‘협상을 더 하고 싶었지만 한미 정상회담 때문에 빨리 마무리했다’고 말했을까.

통합민주당은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이 지난달 23일 민주당사를 방문해 손학규 대표와 나눈 대화의 녹취록을 6일 공개했다. 두 사람 사이에 빚어진 진실 게임을 풀기 위해서다.

논란은 손 대표가 5일 당내 회의석상에서 “바로 이 자리에 쇠고기협상 책임자,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이 와서 얘기했다. ‘자기는 협상 더 하고 싶었다. 그런데 18일 협상을 마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그러자 민 정책관은 “협상 시한을 4월 18일로 맞추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발언한 적이 없다”고 공식 반박했다.

손 대표는 이튿날인 6일 민 정책관의 반박을 언짢아했다. 손 대표는 “공당의 대표가 차관보의 없는 말을 만들어서 했다는 말이냐”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공개된 녹취록을 보면 민 정책관의 발언은 손 대표의 주장과 다소 차이가 있다. 민 정책관은 손 대표에게 “이게(정상회담 하루 전 협상 종료) 의심을 받으니까 나는 정상회담 전까지 협상 못 끝내겠다. 일부러라도 더해 가지고…”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정상회담 이후까지 협상’이란 말이 거론되기는 했다. 그러나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라도 협상을 끌고 싶었다는 말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