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사진) 대표는 7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시 중단한다. 이미 수입이 결정된 쇠고기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학교, 군대, 단체 쇠고기 급식을 즉시 중단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만약 미국에 광우병이 다시 발생한다면 이것은 중대한 사정 변경이 생긴 것이며, 당연히 우리 정부는 재협의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야당의 전면 재협상 요구에 대해 “취지는 이해하나 지금은 때가 아니다”며 “일본, 중국, 대만 등 미국과 쇠고기 수입 협상을 하고 있는 나라들의 협상 결과를 보고 그 협상조건이 한국보다 유리한 경우 미국에 협정의 개정을 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대표는 최근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광우병 괴담’과 관련해 “미국산 쇠고기는 이미 1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미국에 개방을 약속한 사안”이라며 “일부에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조직적으로 국민감정을 자극하고 있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언컨대 광우병 쇠고기가 우리나라에 들어올 확률은 제로”라며 “쇠고기 수입 문제로 국민감정에 불을 질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막아보려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 비준 동의와 관련해 “대외 의존도가 70%를 넘는 우리나라의 경우 개방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비준이 1년 지연되면 약 15조 원의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보고도 있다. 1년에 3만4000개씩 만들 수 있는 일자리를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며 5월 임시국회 처리를 촉구했다.
이어 강 대표는 “시간이 없다. (미국에)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고 호소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