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8일 낮 예정에 없이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구내식당에서 출입기자들과 삼계탕으로 점심을 함께하며 ‘깜짝 간담회’를 열었다.
이 대통령은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을 때 정부는 사실 한우 농가 대책을 놓고 논란이 빚어질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광우병 얘기로 가더라”면서 “(광우병 논란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국민 건강 위협 시 쇠고기 수입 즉각 중단’ 발언과 관련해 “어느 나라가 자기 국민에게 해로운 고기를 사다 먹이겠느냐. 미국이 강제로 먹이겠느냐, 국민이 사먹겠느냐”면서 “약속하면 지킨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라의 최고 목적은 국민의 생명 재산을 지키는 것”이라며 “(광우병 발생 시 수입 중단을 수입업자에게만 맡기는 게 아니라) 정부가 가장 먼저 아니까 우리가 한다. 물건을 사는 사람에게 선택권이 있는 것이다. 위험하면 우리가 안 먹는 것이며, 수입업자도 장사 안 되면 안 들여온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음식, 식료품을 갖고 장난을 치는 업자, 부정식품에 대해서는 엄벌하고 관련법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법 위반 후 간판을 바꿔 달고 장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내부적으론 (개혁안이) 다 돼 있다. 지금은 여러 가지로 과도기라 못하고 있으며, 18대 국회에 가면 할 것이다”면서 “(연금 개혁은) 임기 말까지 안 간다”고 단언했다.
그는 ‘청와대 직원들이 골프를 쳐도 되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에게 신고하고 치겠느냐. 자기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다”면서 “된다, 안 된다를 일률적으로 지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한민국이 그런 수준은 벗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6일 청와대를 방문했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내가 테니스를 좋아한다니까 ‘생각이 비슷하다’면서 (자기는) ‘골프도 좋아하는데 시간은 많이 걸리고 운동은 제대로 안 된다’고 하더라. 기업가적인 발상이다”라고 덧붙였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