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제테러단체 지원 여전,이란에 핵실험자료 넘기기도”

  • 입력 2008년 5월 12일 03시 07분


미국 의회 정책연구기관인 의회조사국(CRS)은 북한이 최근까지도 미국이 국제테러단체로 지정한 레바논의 ‘헤즈볼라’, 이란의 ‘이란혁명수비대(IRG)’, 스리랑카의 ‘타밀호랑이’를 통해 테러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CRS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박사는 미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의원의 의뢰로 최근 작성한 7쪽짜리 보고서 ‘북한의 테러단체 지원과 테러지원국’에서 북한이 2006년 10월의 지하핵실험 자료를 이란에 넘기기로 하는 등 핵 확산 활동에도 적극 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프랑스에서 발간되는 ‘파리 인텔리전스 온라인’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한 2000년 이후 북한의 헤즈볼라에 대한 지원이 크게 늘었으며 현지에 교관을 파견해 헤즈볼라 간부를 훈련시켰다”고 밝혔다.

또 노무현 정부에서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문정인 연세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는 2006년 헤즈볼라가 쏜 미사일의 ‘핵심 부품’이 북한산이었다고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북한과 IRG의 커넥션에 대해 이 보고서는 “1997년 이란판 노동미사일(중거리 탄도미사일)인 ‘샤하브 3, 4호’ 개발 작업에 북한 기술진이 참여했다”며 “2007년 11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도 북한과 IRG의 계속적인 기술협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 확산 활동과 관련해 이 보고서는 유럽과 이스라엘의 국방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과 이란은 2006년 북한의 지하핵실험 자료를 공유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합의를 했다”며 “올해 2월에는 이란의 원자력부 관리들이 방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기술했다.

특히 “2003년경 북한과 이란이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핵탄두의 제조에 착수하거나 이를 조기에 추진한다는 내용의 합의가 이뤄졌다는 보도가 다수 있었다”며 “이란은 그 대가로 석유와 천연가스 제공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닉시 박사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 뒤 다시 명단에 올리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아는 북한은 또다시 테러단체들에 활발히 무기 지원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미 의회조사국이 밝힌 북한의 테러지원 활동

▽헤즈볼라(레바논의 테러단체)

―1980년대 후반 또는 1990년대 초반부터 북한에서 헤즈볼라 간부 훈련

―2006년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 당시 ‘핵심부품’ 지원

▽이란혁명수비대(IRG)

―북한, 이란의 IRG와 손잡고 이란의 대륙 간 탄도미사일인 ‘샤하브 3, 4’ 공동개발

▽타밀호랑이(스리랑카의 반군단체)

―2006년 말에서 2007년 봄 사이 기관총, 자동소총, 대전차 로켓포 등 판매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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