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재협상 안하면 FTA논의 안해” 선 그어
내일-모레 FTA청문회서도 쇠고기 문제 집중
통합민주당이 한미 쇠고기 협상을 다시 하지 않으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24일 끝나는 임시국회 일정을 감안하면 17대 국회에서 FTA 비준안이 통과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11일 국회에서 원내대표단과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의원들 간 연석회의를 열고 한미 쇠고기 협상 후속 대책과 13, 14일로 예정된 ‘FTA 청문회’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민주당의 방침을 분명히 밝힌다”며 “‘쇠고기 재협상’ 없이 한미 FTA는 논의할 가치가 전혀 없다. 논의 테이블에 (FTA 비준안을) 올려놓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 청문회를 통해 (쇠고기 협상이 시작될 당시인) 지난달 10일과 11일 주미 한국대사관과 농림수산식품부 간 무슨 내용이 오간 건지, 농식품부의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방침이 그 2, 3일 사이에 어떻게 바뀐 건지를 철저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또 14일에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 장관급 증인 9명이 참석한다.
그간 민주당 안팎에서는 손학규 공동대표 등 FTA 찬성론자들이 회기 내 비준안 통과를 주장해온 만큼 이번 청문회에서 피해산업에 대한 지원대책이 집중 논의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쇠고기 문제로 FTA 관련 의제는 제외된 채 7일 열린 ‘쇠고기 청문회’의 후속편이나 다름없는 치열한 여야 공방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조치도 없이 시간을 끌어 18대 국회로 넘어갈 생각인 것 같다”며 “이런 상황이면 정국경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장외투쟁도 가능하며, 여야 간 모든 대화를 단절한 채 18대 국회를 맞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심재철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의 통외통위 의원 6명이 바뀌었다. FTA를 잘 알고 있는 의원이 바뀌었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쇠고기 협상을 빌미로 FTA를 저지하겠다는 의도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