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만나자고 했는지… 일단은 지켜볼 것” 친박 불만

  • 입력 2008년 5월 12일 03시 07분


“어찌 번민 없겠나… 무사히 마친 데 의미” 靑 긍정적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10일 회동 결과에 대한 여권 내 반응은 계파별로 엇갈렸다.

친박근혜 측은 “일부 진전이 있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미흡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청와대와 친이명박 측은 “무사히 회동을 마친 데 의미를 두고 싶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복당 문제가 당내 최대 현안이 된 가운데 마련된 대통령과의 회동이었던 만큼 전격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친박 인사들의 실망은 컸다.

한나라당 밖의 한 친박 핵심 인사는 11일 “시기적으로 민감한 때에 만나는 것이라 백지위임까지는 아니더라도 구체적인 복당 시기와 범위가 나올 줄 알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며 “이럴 것이면 왜 만나자고 했느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친박 인사 중 일부는 4·9총선 공천에서 대통령의 발언과 다른 공천 결과가 나온 것을 떠올리며 대통령의 ‘전당대회 이전 복당 결론’ 발언의 결과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친박 인사들은 ‘회동 결과는 불만이지만 일단은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대통령이 이전보다는 복당 문제에 긍정적 자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당내의 한 친박 인사는 “대통령이 당에 권고를 하겠다고 밝힌 만큼 18대 국회 원(院) 구성 이전에 결정이 나기를 고대하며 기다려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선별 복당은 말이 안 된다”며 일괄 복당을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는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두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회동에 대한 반응이 또 다른 분란의 빌미가 될까 우려하는 눈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우여곡절을 거쳐 108일 만에 만났는데 어찌 번뇌와 고민이 없겠느냐. 무사히 회동을 마친 데 의미를 두고 싶다”면서 “2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누며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친박 인사들의 일괄 복당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친박연대 당선자까지 일괄 복당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청와대의 지배적 반응이다.

■강재섭대표 반응 안 보여

한편 복당 문제는 다음 지도부가 결정해야 한다는 방침을 밝혀 온 강재섭 대표는 이날 언론과의 접촉을 끊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조윤선 대변인은 “당 대표로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듯이 보였다”고 전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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