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맨투맨 지방 투어… 박희태 라디오 적극 활용

  • 입력 2008년 5월 16일 03시 14분


한나라 당대표 물밑경쟁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 대표 및 국회의장 등을 노리는 후보군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당초 청와대와 한나라당 주류가 구상한 지도부 라인업은 김형오 국회의장-박희태 당 대표-홍준표 원내대표-임태희 정책위의장 쪽으로 방향이 정해지는 듯했으나 여권 일각에서 대안론이 제기되면서 판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일단 국회의장은 5선인 김형오 의원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김 의원은 이달 초 이명박 대통령을 독대해 국회의장을 맡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4선인 안상수 의원이 뒤늦게 국회의장직 도전 의사를 밝힌 후 18대 총선 당선자를 상대로 열심히 표밭갈이를 하고 있다.

국회부의장에는 4선인 이윤성 김영선 의원이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다.

당 대표는 정몽준 박희태 의원의 2파전 형국이다. 일찌감치 출마를 공언한 정 의원은 최근 당협위원장 및 대의원들을 직접 접촉하는 지방 투어에 나섰다. 크고 작은 당 행사에도 얼굴을 내밀며 표밭갈이를 하고 있다. 그는 당 경력이 짧다는 지적을 의식해 “내가 여러분보다 후배다. 많이 가르쳐 달라”며 몸을 낮추고 있다.

관리형 대표로 거론되는 박 의원은 매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당내 현안을 언급하는 등 ‘라디오 선거운동’에 열심이다. 박 의원은 ‘공천 탈락한 원외 대표로는 정권 초기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약점과 두루 원만한 성품이라는 강점을 동시에 갖고 있다.

정, 박 의원은 요즘 친박근혜계를 향해 경쟁적으로 손짓을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불출마가 굳어진 가운데 결속력 강한 친박계 표를 잡는 것이 관건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정 의원은 최근 잇따라 “박 전 대표도 출마해야 한다”거나 “박 측과 대화해야 한다”고 했고, 박 의원은 친박계 복당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친이명박계 일부에서 김형오 안상수 의원을 당 대표로 밀려는 움직임이 있어 주목된다. 올해 61세인 김 의원은 통합민주당이 50대 당 대표를 배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70세인 박 의원보다 상대적으로 젊고 정 의원보다는 정당 경험이 많아 적임이라는 논리다. 안 의원은 유사시 주류 측의 총대를 멜 수 있는 데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격인 이재오 의원과 상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거론된다.

22일 선출되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은 수도권의 홍준표-임태희 러닝메이트 카드가 대세다. 정의화 의원은 만약 당 대표 구도가 수도권 인사로 짜인다면 원내대표는 영남 출신인 자신이 맡는 게 순리라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는 임 의원을 꼽고 있다.

주류 일각에선 성격이 강한 홍 의원이 법안 처리를 책임질 원내대표를 맡으면 ‘통제불능’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대안을 찾는다는 말도 들린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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