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과거사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일본과 관계 개선을 추구하면서도 영토나 원칙에 관해서는 확고한 자세를 지킨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독도문제는 논쟁이 허용되지 않는 분명한 영토주권 문제"라며 "일각에서 인터넷을 통해 '독도 양보' 운운하며 터무니없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대일 저자세 외교 라고 비난했지만, 이명박 정부가 원칙 없이 저자세를 취하는 일은 결코 없다"고 못박았다.
일본 측의 '독도 도발'을 초동 단계에서 차단하지 않을 경우 실용과 화해를 중시하는 이 대통령의 입장이 왜곡돼 국내의 반대세력이나 일본의 극우세력에게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데 참모들의 의견이 모아졌고 이 대통령도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한다.
특히 이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가 지난달 21일 정상회담에서 셔틀외교를 복원하고 소원해진 양국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가져가자며 손을 맞잡은 지 한 달도 못 돼 이같은 일이 생긴 데 대해 정부관계자들은 불쾌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감정적 흥분에 의해 대일관계 전반을 악화시키는 '널뛰기 식' 외교가 아니라 독도문제에 국한된 단호한 '정밀 타격'(sugical strike)을 통해 양국관계의 교란 요인을 조기에 제거해나간다는 것이 청와대 측 설명이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이처럼 조기에 엄정 대응하고 나선 것은 한일관계가 악화되기 전에 미리 대책을 마련하자는 차원이다. 이 문제가 한일관계에 악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일본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이 이날 브리핑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엊그제' 하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구축해 나가자고 했는데 일본이 그렇게 나간다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의) 명분이 약해지니 우리의 우려를 사전에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