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일본 문부과학성의 독도 영유권 기술과 관련해 엄정 대응을 외교통상부에 지시한 것은 자신이 강조하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가 역사나 영토를 왜곡하는 잘못까지 덮고 가자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하기위한 ‘경고’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과거사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추구하면서도 영토나 원칙에 관해서는 확고한 자세를지킨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독도 문제는 논쟁이 허용되지 않는 분명한 영토주권 문제”라며 “일각에서인터넷을 통해 ‘독도 양보’ 운운하며 터무니없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대일 저자세 외교라고 비난했지만, 이명박 정부가 원칙 없이 저자세를 취하는 일은 결코 없다”고 못박았다.
일본 측의 ‘독도 도발’을 초동단계에서 차단하지 않을 경우 실용과 화해를 중시하는 이 대통령의 방침이 왜곡돼 국내의 반대세력이나 일본의 극우세력에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데 참모들의 의견이 모아졌고 이 대통령도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한다.
특히 이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가 지난달 21일 정상회담에서 셔틀외교를 복원하고 소원해진 양국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가져가자며 손을 맞잡은 지 한 달도 못 돼 이 같은 일이 생긴 데 대해 정부 관계자들은 불쾌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감정적 흥분에의해 대일관계 전반을 악화시키는 ‘널뛰기식’ 외교가 아니라 독도 문제에 국한된 단호한 ‘정밀타격(surgical strike)’을 통해 양국관계의 교란 요인을 조기에 제거해나간다는 것이 청와대 측 설명이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이처럼 조기에 엄정 대응하고나선 것은 한일관계가 악화되기 전에 미리 대책을 마련하자는 차원이다. 이 문제가 한일관계에 악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일본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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