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재보선 앞둔 與野 ‘지지율 딜레마’

  • 입력 2008년 5월 20일 02시 58분


한나라 “떨어져서” 민주 “안올라서”

李대통령 취임 100일 맞아 첫 민심 가늠자

한나라 “李정부 평가로 비칠 것” 초긴장

민주 “쇠고기 호재에도 지지율 20% 답보”

6월 4일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고민이 많다. 지지율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지지율이 많이 떨어져서, 통합민주당은 바닥인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걱정이다.

이번 재·보선 대상에 국회의원 선거는 한 군데도 없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치러지는 첫 재·보선인 데다 선거 지역이 전국에 골고루 퍼져 있어 상징성이 작지 않다는 점 때문에 여야는 소리 없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0, 21일 후보자 등록을 실시하는 이번 재·보선은 기초단체장 9명, 광역의원 29명, 기초의원 14명을 뽑는다. 여야 모두 서울 강동, 인천 서구, 경기 포천 등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 3곳의 결과를 승패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한나라당은 한때 50%를 넘나들던 당 지지율이 30%대 초반으로 떨어진 데다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20%대여서 ‘대통령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선거일이 마침 이 대통령의 취임 100일이라 선거 결과가 ‘이명박 정부 초반평가’로 인식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번 재·보선을 중앙당의 개입 없이, 지역경제 살리기 차원의 선거로 치르려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나라당은 이번 주부터 지역별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 본격적으로 선거준비에 나선다. 선거 영향력이 큰 박근혜 전 대표가 지원유세에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친박 복당 문제가 조기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눈치다.

당초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민주당은 최근 쇠고기 수입 문제로 정부·여당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을 보고 “한번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명박 정부 평가’로 끌고 갈 경우 재·보선 승리는 물론 향후 정국 운영 주도권도 쥘 수 있다는 계산.

그러나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 급락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지율은 여전히 10%대 후반∼20%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한나라당 권영세 사무총장이 19일 “한나라당 이탈 세력이 야당으로 가지 않고 무관심층으로 이동했고, 한나라당 강세 지역이 많아 선거 결과를 비관적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한 것도 이런 정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되는 낮은 투표율도 조직에서 열세인 야당으로선 불리한 점으로 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 여당의 실정을 얼마나 선거에 연결시켜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이끌어 내느냐가 관건”이라면서도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선거로 진행돼 이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기초단체장 후보 6명, 광역의원 후보 25명, 기초의원 후보 11명을 공천했다. 소속 단체장이 선거법 위반에 걸려 재선거 원인을 제공한 대구 서와 강원 고성에는 ‘책임 통감’ 차원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다.

민주당은 기초단체장 후보 5명, 광역의원 후보 20명, 기초의원 후보 9명을 공천했다. 자유선진당은 인천 서구청장 후보로 조한천 전 의원을 공천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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