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급 당정협의 채널 상설화하자”

  • 입력 2008년 5월 20일 02시 58분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의 정례회동에서 대화를 하다가 웃고 있다. 이종승 기자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의 정례회동에서 대화를 하다가 웃고 있다. 이종승 기자
李대통령 “복당문제는 당이 알아서”… 姜대표 “쇄신안 알려져 죄송”

이명박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19일 미국산 쇠고기 재수입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정책 난맥상과 관련해 앞으로 당 정책위의장이 주관하는 차관급 당정 협의 채널을 상설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강 대표와의 정례회동에서 “더 긴밀한 당정협의 체제가 필요하다”는 보고에 “당정협의는 사전 협의가 중요한 만큼 더욱 긴밀한 사전 협조체제를 구축해 긴밀히 대처하라”고 주문했다고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친박연대 등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 “(18대 국회) 원 구성 협상 추이를 봐가면서 추진하겠다”는 당의 결정을 들은 뒤 찬반 의견을 밝히지 않은 채 “복당 문제는 당이 알아서 할 문제인 만큼 강 대표가 중심이 돼 잘 마무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회동의 최대 관심사였던 한나라당의 국정쇄신책은 건의되지 않았다. 오히려 강 대표가 청와대와 관계된 쇄신안의 주요 내용이 미리 보도된 데 대해 “누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하다”고 대통령에게 사과했다는 것.

건의가 무산된 것과 관련해 당내에서는 “광우병 파동 문책인사가 불가피하다는 당과 이런 방침에 불만을 표시해온 청와대가 일부러 공론화를 피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조 대변인은 ‘쇄신안을 접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접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 당직자는 “이 대통령과 강 대표의 20분간 비공개 회동에서 그간 논의돼온 수습책과 인적 쇄신 문제 등이 대부분 얘기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나 만난게 무슨 자랑이라고…”

李대통령, 일부의원 면담 잇단 노출에 불쾌감

청와대 “일정유출 관련자 드러나면 엄중 문책”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비공개 회동 일정이 계속 외부로 유출된 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9일 “일정 유출과 관련해 조사를 벌이고 있고 관련자가 드러날 경우 엄중 문책할 것”이라며 “만약 청와대 인사들 가운데 정보 유출자가 드러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사전에 비공개 일정이 유출되면 원칙적으로 취소하고 사후에 유출되면 관련 인사 전원을 상대로 조사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말 일부 참모에게 “조용히 불러서 얘기하고 싶은데 이렇게 쉽게 알려져서야 누구를 부르겠느냐”며 “나를 만난 게 무슨 큰 자랑이라고 떠들고 다니는지 한심한 사람들”이라며 불쾌해 했다고 한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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