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와 소통”…FTA 돌파구 열릴까

  • 입력 2008년 5월 20일 02시 58분


정무수석 회담 제안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왼쪽)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민주당사를 방문한 박재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얘기하고 있다. 박 수석은 이명박 대통령의 20일 영수회담 제안을 전달했고, 손 대표는 이에 응했다. 안철민 기자
정무수석 회담 제안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왼쪽)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민주당사를 방문한 박재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얘기하고 있다. 박 수석은 이명박 대통령의 20일 영수회담 제안을 전달했고, 손 대표는 이에 응했다. 안철민 기자
청와대 “경제살리기 좋은 결실 있기를”

孫측 “쇠고기 해법 찾기 위한것” 선긋기

李대통령 ‘카드’따라 전격타협 가능성도

■ 오늘 새정부 첫 영수회담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17대 국회 임기 내 비준동의와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 ‘회동 정치’에 나섰다. 청와대는 20일 열리는 이 대통령과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 간 ‘영수(領袖)회담’을 통해 소원했던 야권과의 소통이 원활해지고, 이명박 정부의 경제 살리기 행보가 탄력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에게도 회담을 제의해 놓고 있다.》

▽경색정국 돌파구 열리나=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모처럼 여야가 국가적 과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을 환영하며 좋은 결실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 회동이 쇠고기 협상과 한미 FTA 문제에 대한 협조 차원을 넘어 이 대통령이 강조해 왔던 ‘대의회 협력모델’의 기초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번 회동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은 달랐다.

손 대표의 핵심 측근은 “이번 영수회담은 야당 대표로서 국민이 안심하고 쇠고기를 먹을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 수용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급한 불 끄기’ 식의 말만 한다면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다 하고 오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의 이끌어 낼까=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이번 회동에서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17대 국회 임기 내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에선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과 축산농가 대책 등이 담보돼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여기에다 쇠고기 협상 과정의 전모 공개와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해임 등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이날 “내일은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러 가는 것”이라고 청와대를 압박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손 대표가 평소 “FTA 비준동의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소신을 여러 차례 밝힌 만큼 이 대통령이 내놓을 ‘협상 카드’에 따라 전격적인 타협안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큰 의견차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독도 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이 19일 철저한 진상 파악과 재발 방지 요구를 일본 측에 하도록 지시했기 때문.

▽왜 ‘영수회담’인가=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당초 한미 FTA 비준안만을 의제로 한다고 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으나 민주당을 방문한 박재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어떤 의제라도 응할 용의가 있다’고 해서 회담에 응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재성 원내대변인도 “영수회담으로 격상시켜 온 만큼 못 만날 게 없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당초 이 대통령은 한미 FTA 비준안 처리 협조가 주된 뜻이었던 만큼 국회로 찾아가길 희망했으나 손 대표 측에서 청와대 회동을 강력히 요청해 수용했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영수회담이라는 말 자체는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맡고 있을 때 쓰던 표현으로 우리 정치상황에서 사어(死語)가 됐지만 손 대표 측에서 그 이름을 원한다면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박 수석이 손 대표에게 먼저 ‘이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원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5년 9월과 지난해 2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강재섭 대표와 각각 단독 회동했으나 영수회담이란 표현은 쓰지 않았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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