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2일 쇠고기 파문과 관련해 “정부가 국민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고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소홀했다는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앞으로 정부는 더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겠다. 국정 초기의 부족한 점은 모두 저의 탓으로, 저와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심기일전해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 더욱 매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많은 국민께서 새 정부 국정운영에 대해 걱정하고 계신 줄로 알고 있다”면서 “축산농가 지원 대책 마련에 열중하던 정부로서는 소위 ‘광우병 괴담’이 확산되는 데 대해 솔직히 당혹스러웠고, 제가 심혈을 기울여 복원한 청계광장에 어린 학생들까지 나와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 참으로 가슴 아팠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그는 “국민 건강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는 정부 방침은 확고하다”면서 “정부는 미국과 추가 협의를 거쳐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수입을 중단하는 주권적 조치를 명문화했다. 차제에 식품 안전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관련해 “FTA는 지난 정부와 17대 국회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궈낸 소중한 성과이고 국민적 공감대를 모았던 국가적 과제”라며 “여야를 떠나 민생과 국익을 위해 (17대 국회가 FTA 비준동의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는) 용단을 내려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경제의 70% 이상을 대외에 의존하고 통상교역을 통해 먹고사는 나라이며, FTA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라면서 “농업 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선 폭넓은 지원 대책을 마련해 놨으며 필요하다면 추가 대책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