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현정부가 행정수도 헌신짝처럼 버려”

  • 입력 2008년 5월 28일 06시 50분


“어떻게 일궈낸 행정수도인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까.”

염홍철(사진) 전 대전시장이 17대 국회에서 사실상 폐기된 세종시 설치 법률안과 관련해 격정을 쏟아냈다.

염 전 시장은 26일 대전 서구 둔산동 벤처빌딩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전을 비롯한 충청 지역민은 행정수도를 얻기 위해 온몸으로 싸웠는데 현 정부와 정치권은 이 같은 염원을 헌신짝처럼 저버렸다”고 여야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눈앞에서 행정수도가 물 건너가고 있는데 모두들 침묵만 지키고 있다”며 지역 자치단체장을 겨냥하기도 했다.

최근 박성효 대전시장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관련법의 폐기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염 전 시장은 “국정에 무한책임을 져야 할 정부 여당은 충청 기만행위를 중단하고 지역민의 절규에 귀를 기울이라”며 “통합민주당도 (법안 폐기에)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염 전 시장은 2005년 3월 자신이 몸담고 있던 한나라당이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에 반대하자 탈당한 뒤 2006년 대전시장 선거에서 패배해 ‘고행의 길을 자처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통합민주당이 행정수도에 대한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또 탈당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지역민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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