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악력’ 커진 보수, 필요한건 ‘설득력’

  • 입력 2008년 5월 30일 02시 58분


18대 국회가 시작되는 30일부터는 의회의 권력 구도가 크게 바뀐다.

한나라당이 153석으로 과반을 확보한 데다 자유선진당 18석, 친박연대 14석, 친한나라당 성향 무소속 17석을 합치면 보수 진영은 개헌 가능선(200석)을 넘는 202석에 이른다. 4년 만에 의회 권력의 무게추가 진보에서 보수로 크게 기울어진 것이다.

▽경제 관련 법안 줄줄이 입법 대기=보수 진영이 행정부에 이어 의회 권력까지 장악하게 됨에 따라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대 이내영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부가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경제 중시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적어도 국회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권, 대북관계, 과거사 문제 등 정치 관련 입법 활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했던 17대 국회와 달리 18대 국회에서는 경제 살리기에 초점을 맞춘 법안이 대거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호(號) 순풍 탈까=산술적으로 볼 때 18대 국회에서 보수대연합이 이뤄질 경우 진보 성향 정당들이 이를 견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치 성향에 따라 의회 권력이 양분됐던 과거 국회와는 달리 18대 국회에서는 현안별로 정당 간 연대 움직임이 일고 있어 이분법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당분간 보수냐, 진보냐는 정치적 성향보다는 현안에 따라 연대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당장 쇠고기 문제와 한반도 대운하 등에 대해서는 보수 진영도 의견 일치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사안별 연대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큰 틀에서 18대 국회에서는 보수의 이념에 근거한 정책이 주로 추진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 교수는 “의회가 현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마련했지만 진정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펼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며 “보수 진영이 수의 논리로 이념과 정책을 밀어붙이기보다는 국민을 상대로 각종 정책을 제시하고 설득해야 이명박 정부가 말하는 실용적 보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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