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靑일제히 ‘자성론’

  • 입력 2008년 6월 3일 02시 55분


한승수 총리 “국정 혼란사태 책임 통감한다”

류우익 실장 “국민 비판 수용 모든 책임 감수”

한승수 국무총리와 류우익 대통령실장이 2일 새 정부 출범 100일 만에 국정 지지도가 20%대로 내려앉는 등 민심이 악화된 것에 대해 일제히 ‘자성론’을 피력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중앙청사에서 확대간부회의를 갖고 “내각 통할의 책임을 진 총리로서, 각 부처를 총괄하는 국무총리실로서 최근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우리 스스로가 어려운 사태를 슬기롭게 풀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야권에서 총리의 퇴진을 주장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총리실 관계자는 “사의(辭意)보다 앞으로 최선을 다해 난관을 돌파하자는 취지”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 총리는 또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전 부처 공무원들에게 “심기일전해 난국에 몸을 던져 함께하고 (문제를) 풀겠다는 생각을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류 실장도 이날 청와대 직원조회를 통해 최근의 쇠고기 파동을 둘러싼 청와대 책임론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언제라도 모든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류 실장은 “열심히 일했지만 평가가 이렇게 낮은 데 대해 앞장 선 사람으로서 여러분에게 미안하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일련의 국정 난맥상과 관련해 청와대 참모진의 미숙함을 지적하는 비판론이 높아지고, 그 정점에 선 것으로 평가돼 온 류 실장의 이날 언급은 쇠고기 정국을 돌파할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사의까지 고려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류 실장은 “지금 국민은 국정을 비판하고 항의하는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우리로서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국민의 지적이 올바른 비판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열린 마음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 국면이 매우 가슴 아프지만 ‘우리가 이렇게 마음이 아프면 국민 마음은 오죽할까’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거듭 ‘자성론’을 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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