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시바우 대사 “쇠고기 더 배워야” 발언 파장

  • 입력 2008년 6월 5일 03시 09분


“한국인 모독” 여야 일제히 맹비난

알렉산더 버시바우(사진) 주한 미국대사가 3일 “재협상 필요성을 못 느낀다. 미국산 쇠고기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한국인들이 좀 더 배우기를 바란다”고 한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을 포함한 정치권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은 4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버시바우 대사의 발언은 주재국 대사로서 부적절한 언급”이라며 “그분이 통상관계에 책임지고 있는 분도 아니고 정부가 방침에 따라 미국 정부에 한국 정부의 요청을 전달해 달라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버시바우 대사 개인 의견은 그럴 수 있을지 몰라도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현명한 결정을 내릴 걸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공동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버시바우 대사가 한국민 전체를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지난달 버시바우 대사가 전화를 걸어 와 “과학적 근거도 없이 왜 반대하느냐. 실망했다”라고 말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버시바우 대사는 그 이후 ‘어떻게 사적인 대화가 공개되는지 좀 놀랐다’라는 식으로 거두절미하고 말했는데 이는 아주 예의가 없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자유선진당은 논평을 통해 “외교관 신분을 저버리고 사태의 본질을 벗어나 한국인을 문맹 수준으로 비하한 몰상식한 망언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으며 민주노동당은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버시바우 대사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인터넷도 버시바우 대사의 발언을 비판하는 글로 달아올랐다. 포털 사이트마다 버시바우 대사의 부적절한 언급을 지탄하는 댓글이 수백 건씩 올랐으며 일각에서는 식민지 시대를 연상시키는 ‘버시바우 총독’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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