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옥수수 5만t 지원 논의 제안

  • 입력 2008년 6월 5일 03시 09분


정부가 지난달 중순 북한에 옥수수 5만 t 지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접촉하자고 제안한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김하중(사진) 통일부 장관은 4일 취임(3월 11일) 후 첫 공식 브리핑을 자청해 “옥수수 5만 t 지원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북한에 접촉을 타진했다”며 “접촉 시점은 3주 전으로 미국이 지원을 결정한 직후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50만 t의 대북 식량 지원을 발표한 것은 5월 17일이었다.

김 장관은 “대북 식량지원은 그간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 등을 통해 정한 우리 정부의 공식 방침”이라며 “대한적십자사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여러 차례 접촉을 제의했지만 북측은 명확한 답변이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남 비방을 중단하지 않고 있고 우리 정부도 북한의 식량사정이 아사(餓死)자가 발생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는 판단을 바꾸지 않고 있는데도 옥수수 지원 결정을 내린 데 대해 김 장관은 “북한이 춘궁기를 맞아 식량 사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해 인도적 차원에서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북측이 긍정적으로 호응해 오기를 기대한다”며 “만약 북한이 계속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경우엔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방안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1차 대북 식량지원이 이달 중 도착할 예정이어서 북한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그간 논란을 일으켜 온 자신의 발언이 언론과 부하 직원들 탓이라고 해명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해 빈축을 샀다.

김 장관은 느닷없이 북한이 개성 경제협력사무소 남측 당국자 11명의 추방 사유로 삼은 자신의 개성공단 발언(3월 19일)을 끄집어내 “‘북핵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다면 개성공단 확대는 어렵다’는 얘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인데 보도되는 과정에서 실제 발언 내용과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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