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공식 참가를 미뤄 오던 통합민주당 지도부가 10일 소속 의원 70여 명(전체 81명)과 함께 ‘6·10항쟁 기념집회’에 참가했다.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사거리 동화면세점 앞에서 ‘가축전염병예방법(가축법) 개정안 통과를 위한 1000만인 서명대회’를 갖는 형식으로 촛불집회장을 방문했다.
손 대표는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미국과 즉각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서명을 권유했다.
민주당은 이날 ‘이명박 OUT’ 등 정권퇴진 구호와 거리를 두기 위해 ‘쇠고기 반대’로 국한한 구호가 담긴 피켓 및 구호판을 따로 준비했다. 의원들은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기존 정당들에 불만을 표시한 것을 고려해 당의 장외행사 때 늘 입던 초록색 잠바는 거의 착용하지 않았다.
송영길 의원은 마이크를 잡고 “작년까지 미국과 쇠고기 협상에 당당히 나섰던 박홍수 민주당 사무총장이 오늘 돌아가셨다”며 “박 총장의 뜻을 받들어 국민건강권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의 서명행사는 시민들의 호응 속에 밤 12시 가까이까지 계속됐지만 옆 무대에 설치된 초대형 확성기에서 흘러나오는 촛불집회 주최 측의 구호, 발언, 음악에 묻혀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민주당은 집회 참석에 앞서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쇠고기 재협상 실현과 가축법 개정 청원을 위한 국민서명운동본부 발대식을 가졌다.
또 촛불집회 참가와는 별도로 국회 차원에서 가축법 개정안을 위한 공청회 및 쇠고기, 대운하, 고유가 등 5개 민생 대책 위원회 회의를 개최함으로써 정당 차원의 문제 해결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