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 대통령은 ‘쇠고기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구상에 몰두하느라 언론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취소하기 어려운 필수 일정에만 참석하는데 가끔 카메라에 잡히는 그의 얼굴에서 웃음기와 특유의 자신감은 찾기 어렵다.
한 핵심 측근은 “나름의 해결책을 내놓고 있는데도 민심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 종종 인간적인 고민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의 고민에는 자신과 함께 몸을 던져 상황을 헤쳐 나갈 ‘전위 조직’이 별로 없다는 점도 포함돼 있다. 선거를 함께 치른 이른바 ‘MB맨’ 대부분은 4월 총선에 출마해 상당수가 국회의원이 되더니 이젠 가끔 청와대와 각을 세우고 있다. 그나마 곁에 있던 박영준 대통령기획조정비서관은 이미 짐을 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왜 전직 대통령들이 충신 그룹을 육성했는지 알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는 홍인길 전 대통령총무수석비서관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는 박지원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는 문재인 전 비서실장 등이 있었다.
13일부터 진행될 한미 쇠고기 추가 협상으로 이 대통령이 얼굴을 펼지, 더 깊은 침묵으로 빠져들지 지켜볼 일이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