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고위 관계자는 “13일 효순 미선 양 사망 6주기 집회는 반미집회로 번질 우려가 있어 공당 지도부가 참석하기는 부담스럽다”고 12일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앞 천막 농성단도 철수했으며, 당분간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위한 국민 청원 서명운동에 전념하기로 했다. 의원들은 그러나 개인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손학규 공동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한 뒤 일부 기자와 만나 “정치가 실종되면서 민주당이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정치와 야당 역할을 회복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며 등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민주당은 △30개월 이상의 쇠고기 수입 금지 △30개월 미만 쇠고기에서 5개 특정위험물질(SRM) 수입 금지 △검역주권 확보 등 3가지 핵심조건이 실효성 있게 충족되면 국회로 복귀할 수 있다는 내부 방침을 마련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원내대표단이 4일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며 “농촌을 지역구로 뒀거나, 재야 및 386 출신 일부 의원들의 반론이 있었지만 지도부의 의견은 지난 1주일 동안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책임 있는 정당이 갖고 있는 정국의 해법이 촛불을 든 시민단체가 내놓는 주장과 동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 무역대표부(USTR)의 서한으로 검역주권이 확보됐고, 미 수출업자의 자율규제 약속이 문서화된다면 30개월 이상 반입 금지가 현실적으로 약속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며 “한국 정부가 앞으로 30개월 미만 소의 척수, 척주(등뼈), 뇌, 눈, 머리뼈 등 5개 SRM 수입을 금지하는 약속을 문서 형식으로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한미 간 전면 재협상 또는 국회 차원의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이 없다면 등원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자세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