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재협상 요구하면 자동차 연계 가능성 높아”

  • 입력 2008년 6월 16일 02시 58분


한나라당 쇠고기 방미단 황진하 단장(가운데)이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미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박경모 기자
한나라당 쇠고기 방미단 황진하 단장(가운데)이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미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박경모 기자
美의회 의원들, 업계 자율규제에 긍정적

다른 국가와 협상때 나쁜 선례될까 우려

■ 한나라 방미단 결과 보고

한나라당 ‘쇠고기 대책 방미단’은 15일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면 미국 의회는 이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연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진하 의원을 단장으로 한 5명의 방미단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방미 결과 보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방미단은 9일부터 6일간 이뤄진 방미 활동을 설명하며 “미국에서는 재협상(renegotiation)을 그동안의 협상을 원점으로 돌이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며 “협상 전체를 다시 하자고 하면 쇠고기뿐 아니라 FTA 안에 있는 자동차에 대한 재협상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실제로 미 세입위원회 케빈 브래디 의원은 ‘재협상 카드를 쓰게 되면 미국 의회 차원에서 자동차 문제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방미단은 “미국은 양국 간 합의된 내용에 대한 재협상을 근본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침이고, 면담자마다 이구동성으로 완강히 반대했다”며 “다만 월령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 금지 등 구체적인 조건에는 반응을 보였다”고 면담 분위기를 전했다.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출하라는 제안에 대해서는 “30개월 미만이 미국 수출량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것만이라도 먼저 수출하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고,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 금지 유예 기간을 길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중요한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미국은 이런 선례를 만들어 놓으면 다른 국가와의 협상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며 “농업위 소속 벤 넬슨 상원의원은 유예기간을 ‘매우 짧은 기간’으로 제안했고 우리는 적어도 1, 2년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민간 업자 간 자율 규제에 관해서는 미 의회 의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일부 미 의원은 민간 업자의 자율 규제를 정부가 보증하고, 이를 문서화하는 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방미단은 밝혔다.

이번 미국 방문길에는 황 의원을 비롯해 권택기 윤상현 이달곤 의원과 백기엽 한나라당 국제국장이 함께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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