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차기 당대표 ‘빅2’ 당심 잡기 물밑경쟁 치열

  • 입력 2008년 6월 17일 03시 04분


야당 국회등원 촉구 한나라당 의원들이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야당의 국회 등원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야당 국회등원 촉구 한나라당 의원들이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야당의 국회 등원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 내달 3일 전당대회

한나라당이 최고위원 5명, 즉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7월 3일)가 2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전당대회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쇠고기 파동과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정국이 어수선해 전국 순회 합동연설회를 취소하는 등 최대한 조용히 치르겠다는 방침이지만 물밑에서는 불꽃 튀는 표심잡기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임기 2년의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을 뽑는 이번 전대에 출마를 확정한 후보는 박희태 전 의원, 정몽준 김성조 공성진 진영 박순자 의원, 김경한 전 전북도당위원장 등 7명이다. 최근까지 친박근혜계 대표주자로 출마 여부를 고민해온 허태열 의원은 불출마로 결론을 내렸다.

현재까지 판세는 박 전 의원과 정 의원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고, 이 뒤를 공성진 진영 김성조 의원이 추격하고 있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유일한 여성 후보자인 박 의원은 ‘최고위에 최소한 여성 1명 무조건 포함’이라는 전대 규정에 따라 사실상 선출이 확정됐다.

이상득 의원 등 원로그룹의 지지를 받아온 박희태 전 의원은 그동안 당내 계파 갈등을 추스르고 화합으로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 속에서 가장 우세하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이상득 의원 2선 후퇴 논란’과 함께 당의 변화 욕구가 밑바닥에서 분출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자체 대의원 여론조사에서 라이벌인 정 의원과의 지지도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오자 16일 참모회의에서 비상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캠프 선거본부장인 김효재 의원은 “초선 의원들은 지역별로 5∼8명씩 만나고 있고 재선 이상급은 의원회관으로 직접 찾아가고 있다. 수도권, 충청, 호남은 이미 한 번 돌았다”며 “지금 시급한 건 찢어진 당을 하나로 수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의원 측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수도권 후보들과 ‘1인 2표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박 전 의원에 비해 당내 기반이 약한 정 의원(서울 동작을) 측은 철저하게 바닥을 훑는 저인망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16일에도 6건의 모임에 참여하는 등 매일 강행군이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지방 의원들과 자치단체장들은 누가 당 대표가 되는 게 앞으로 지방선거에서 자신에게 유리한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며 “일반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고 호남과 충청도에서 지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 측은 촛불정국으로 정당정치가 위기에 처한 만큼 당이 젊고 능동적으로 변해 대통령의 국정쇄신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 의원 측은 특히 홍보에 전력할 방침이다. 선거기획사와 새로운 성격의 홍보 전략 및 슬로건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보수 정서가 강한 영남 지역 후보와 물밑연대를 꾀하고 있다.

3선의 김성조(경북 구미갑) 의원은 대구경북(TK)의 대표 주자를 자임하고 있다. 강재섭 대표 계보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TK 의원들을 중심으로 표를 결집시킨 후 친박 성향의 지지표를 합친다는 전략이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계인 재선의 공성진(서울 강남을) 의원은 17일 선대위 발대식을 갖는다. 공 의원 측은 서울 등 수도권의 원내외 위원장들과 특히 이재오계 소장파 의원들로부터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범 친박계로 분류되는 진영 의원은 15일 출마선언을 통해 “당이 대통령 보좌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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