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說’놓고 李총재와 갈등
당내기반 취약 ‘영원한 숙제’
심대평(사진) 자유선진당 대표는 18일부터 자신의 지역구인 공주에 계속 머무르고 있다. 이회창 선진당 총재가 17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심대평 총리 불가론’을 언급한 게 결정적 이유라는 관측이다.
심 대표와 이 총재의 충돌은 단순히 정국 해법이나 선진당의 미래에 대한 두 사람의 생각 차이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총선 전 이 총재의 선진당과 심 대표의 국민중심당이 합당한 이후 당 운영 과정에서 쌓여 온 갈등이 폭발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22일 당 소속 연기군 의원들과 등반대회를 가진 뒤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총리 기용설로 당내 갈등이 증폭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일 전혀 없다”고 일축하고 “지금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대립과 갈등이 아닌 화합과 통합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한 것은 충청이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총리직 제의를 받고 ‘구원투수론’까지 내세우며 적극적이었던 그가 특별한 해명 없이 그냥 주저앉은 것은 당내 입지의 취약성과 불투명한 정치적 미래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4차례 충남도지사 경력을 기반으로 한때 김종필 전 총리를 잇는 충청권의 새 맹주로 떠올랐던 심 대표는 대선 이후 이 총재가 충청에 뿌리를 내리자 당 안팎에서 도전받고 있다.
이 총재 측 관계자는 “총선에서 심 대표가 한 게 뭐냐”고 비판했고, 심 대표 측 인사는 “대의명분만 중시하고 너무 양보해 국민중심당 출신들의 박탈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심 대표가 ‘총재만 있고 대표는 없는 당’의 대표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풍부한 국정 및 도정 경험과 재선 의원의 강점을 살려 심대평의 컬러를 만들고 다시 한 번 큰 꿈을 꿀 것이라는 얘기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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