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43·사진) 한나라당 의원은 40대 초반에 벌써 4선 의원이다. 오래전부터 ‘초선 같은 중진’ ‘영원한 소장파’란 닉네임이 붙었다.
“예전엔 젊다는 게 큰 장점이었는데, 어느덧 나이가 부담이 된다”는 게 남 의원의 고백. 국회부의장이나 당 원내대표 등 선수(選數)에 어울리는 자리를 노리자니 나이가 너무 어리고, 그렇다고 중간급 당직을 맡자니 선수가 너무 높다는 게 고민이다.
그는 6년 전 당 대변인, 4년 전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은 걸 빼고는 이렇다 할 당직이나 국회직이 없다. 주변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력 관리를 해야 한다”는 조언을 많이 하는 건 이 때문이다.
남 의원도 이를 의식해 18대 전반기엔 국회 상임위원장을 원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책 공부를 충실히 하고, 당내 선거를 거쳐 당 지도부에 진입한다는 게 그의 로드맵이다. 향후 진로가 남 의원의 구상대로 풀려나간다면 이번 18대 국회야말로 그에게는 정치력과 리더십을 검증받는 주요 관문이 되는 셈이다.
남 의원은 당내에서 입바른 소리를 곧잘 해왔다는 평을 듣는다. 정치의 맥을 잘 짚기도 한다. 올해만 해도 총선을 앞두고 이상득 의원 퇴진론에 사실상 불을 댕겼고, 청와대 인적쇄신을 강하게 주장했다. 당내 소장파 리더로 불렸던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갈등을 불렀고, 이른바 ‘오렌지족’ 논란을 낳기도 했다. 부친의 지역구와 재산을 물려받아 고생 한번 않고 여기까지 와서 세상 어려운 줄 모른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내에 그에 대해 까칠한 시각이 상존하는 게 현실이다.
남 의원의 정치적 미래는 40대의 젊음과 4선의 경륜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에 달렸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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